2026.03.04 (수)

  • 구름많음동두천 8.1℃
  • 맑음강릉 7.1℃
  • 맑음서울 9.9℃
  • 맑음대전 9.9℃
  • 맑음대구 12.5℃
  • 맑음울산 7.9℃
  • 맑음광주 11.8℃
  • 맑음부산 10.1℃
  • 맑음고창 7.4℃
  • 구름많음제주 11.5℃
  • 맑음강화 5.0℃
  • 맑음보은 9.8℃
  • 맑음금산 10.2℃
  • 맑음강진군 12.4℃
  • 맑음경주시 8.6℃
  • 맑음거제 9.9℃
기상청 제공

즐거움을 주는 일

이은식 시흥시 정왕2동장

어느날 은행에 볼일이 있어 간적이 있다. 창구에 앉은 직원이 마치 자기 일을 처리하는 냥 친절하게 상담을 하고 처리해 주어 기분이 좋았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모습을 보면 우리는… 하는 생각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본래부터 친절한 사람이었을까 교육을 받아서 그렇게 되었을까 전혀 가식이 없고 자연스러운 일처리 솜씨가 감탄에 더해 부러운 생각이 든다.
며칠전에는 8시경 병원에 간적이 있다.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일반인의 진료시간은 9시부터 인데 이렇게 일찍부터 서두르는가? 우리는 어떤가 되짚어 보았다. 물론 입원환자도 돌보아야 하고 3교대 근무를 하니까 우리와의 업무시작 패턴이 다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것에 의문과 부러움을 가지면서 우리 동의 민원실에 줄을 서 있는 민원인의 모습을 보면 왜 우리는 이렇게 줄을 서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우리 동사무소는 민원이 많은 편에 속한다. 인구가 3만8천명에 이르고 시화공단에서도 쉽게 올수 있는 거리이고 대로변에 있다보니 우리 동의 주민만이 오는 것이 아니다. 자연히 줄을 서게 되고 그렇게 서서 기다리는 민원인을 보면 왠지 미안하고 좀 더 빨리 일을 보시고 가시게할 수 없을까 고민을 한다. 옆 창구의 직원에게 옆에 밀린 민원을 좀 처리해 줄 수 있는지 물으면 전산프로그램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할 수 없어서 곤란하단다.
그러던 것이 시청의 민원지적과가 시스템을 개선하고 통합민원실을 2005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어 시청을 찾는 민원인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사무소도 오는 5월1일부터는 창구직원마다 모든 민원을 볼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지금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민원인은 인감을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주민등록등본을 발급받기 위해 줄을 섰다가 다시 인감줄에 설 필요도 없게 된다. 물론 담당직원들에게 좋아진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를 시행하려는 이유는 왜 일까? 대답은 민원인들이 편리해지고 그것이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때는 아침 8시40분이면 민원실에 몇분의 민원인이 와 계신다. 그중에는 “근무시간이 9시부터죠” 하면서 느긋하게 기다리시는 분이 있고 “몇시부터 근무를 시작하나요” 하면서 9시전이라도 민원을 보아 주었으면 하면서 묻는 분도 있다.
그러면 담당직원이 있으면 처리해 주고 일찍 가시게 한다. 우리 동사무소 민원실은 좁기 때문에 가까운 거리에서 민원인과 마주 앉게 되어있다. 9시가 되기를 기다리며 민원인과 담당공무원이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미안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하는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면사무소와 멀고 농촌이였던 시절, 나의 아침잠을 깨우는 것은 동네 아저씨들의 목소리였다. “아무개 일어 났는가” “주민등록등본(호적등본)이 필요하니 퇴근하는 길에 좀 떼어다 주지”
왠지 그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그래도 동네에 면서기라도 하나 있어서 바쁜농사철에 동네 어른들이 면사무소까지 나오시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작은 일이지만 남을 위해 무언가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누가 시켜서 마지 못해 하느냐, 스스로 알아서 하느냐의 차이는 크다. 알아서 하는 일은 기쁨이요 보람이지만 시켜서 하는 일은 고역이고 노동이다
이제 5월부터는 마음이 좀 편안해 질 것 같다. 동사무소를 찾는 민원인이 줄을 서지 않아도 되고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민원인에게 편리함을 주고 기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즐거운 일이고 우리들이 존재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