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열리는 월드컵 세계축구대회를 이제 한 달여 앞두고 있다. 그때가 되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목청을 높여 우리 대표팀에 ‘파이팅’이라는 응원을 보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국민 사이에 각종 스포츠 경기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용기와 힘을 북돋워주는 말을 하게 되는데 이 말이 국적 불명의 영어라는 사실이 참 황당하기도 하다.
영어권의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이 말을 들을 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하며, 스포츠 경기에서 이런 말로 응원을 하는 한국인에 대해 매우 의아하게 생각한다. 분명히 영어인 것만은 사실인데 어떻게 해서 한국인들만 파이팅을 외치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필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함께 이 ‘파이팅’의 유래를 추측해 본다. 아직까지 누구도 그 유래를 정확하게 말하지 못하고 있지만 아마도 필자의 추측이 상당히 진실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60년대 말에서 70년대 초 우리 사회에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TV에 중계되는 가장 인기 있는 국민적 스포츠가 프로권투와 프로레슬링이었다.
TV의 보급이 낮았던 당시로서는 인기 있는 권투선수나 프로레슬러가 나오는 경기가 있는 날에는 TV가 있던 집에 모이거나 이발소 등에 가서 그 경기를 시청하며 목청껏 그들에게 응원을 했었다.
그런데 경기 중에 선수들이 지쳐서 힘 있게 싸우지 못하거나 탐색전 등으로 경기가 소강상태로 빠지면 어김없이 심판(referee)이 두 주먹을 쥐고 맞부딪히는 동작을 하면서 ‘fight! fight!’를 외친다.
이때 이를 중계하던 스포츠캐스터는 ‘아, 선수들이 파이팅을 좀 해야 될 텐데요’라고 하면서 경기가 박진감 있게 펼쳐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가 지치거나 밀리는 경기를 해서 제대로 싸우지 못할 때는 ‘우리 선수 파이팅해 주기를 바랍니다’라며 캐스터는 중계 멘트를 하게 된다.
당시 캐스터가 한 말의 의미는 격투 종목인 권투나 레슬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말 그대로를 해석한 ‘잘 싸우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영어를 듣고 정확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파이팅이라는 말을 힘을 내라는 식으로 이해하기 쉬웠는데 그 상황이 선수들이 대부분 지쳐 있을 때 썼던 말이어서 그렇게 이해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더 나아가 그 날의 경기를 가지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중계 멘트의 일부를 인용하면서 ‘누구누구는 파이팅이 약하다’든가 ‘좀 더 파이팅을 했어야 했다’ 등 정확한 의미를 모른 채 막연하게 근성이나 힘이 좀 부족하게 보이는 것을 그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각종 스포츠가 국민들에게 차츰 인기를 얻어 갈 즈음에는 격투 종목인 아닌 모든 종목에서 본래의 의미와 상관없이 파이팅을 ‘힘을 내다’ 식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제는 스포츠가 아닌 생활 속에서도 용기를 주고 격려를 할 때 파이팅을 사용한다.
이런 국적 불명의 영어 사용에 대해 한 방송사가 이제는 ‘아자아자’로 파이팅을 대신하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의미 전달에 있어 불분명하고 너무 장난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차라리 쉽게 ‘힘내라 힘!’이라고 응원하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