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새벽 1시20분께 카드빚에 쪼들리던 20대 청년의 ‘화풀이 방화’로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3호인 수원 화성(華城)의 ‘서장대’가 잿더미가 됐다. 이 사건를 계기로 수원시와 소방당국, 경찰, 그리고 시민들은 ‘화성지키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수원시는 우선 순찰인력을 대폭 확충했다. 그동안의 순찰과 당직체계는 20개 목조건물을 비롯한 54개 시설에 총 연장 5.7km에 이르는 성곽을 하루 2명이 화성행궁 내에서 근무하며 이따금 둘러 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청원경찰 6명과 직원 3명 등 모두 12명이 2교대로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취약시간대에 집중순찰한다. 주요시설물 주변 23곳에 무인감시카메라(CCTV)도 설치된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화성 주요 시설물에 대해 소방안전시설을 보강하기로 했고 경기지방경찰청도 최근 수원 남부·중부경찰서와 산하 지구대에 화성 일대 순찰을 대폭 강화하라고 긴급지시했다.
가장 돋보이는 것은 민간단체와 화성 일대에 사는 주민들의 화성지키기 동참이다. 10일 오후 2시 화성 행궁 화령전에서는 ‘화성지킴이’위촉식이 열렸다. 해병전우회, 화성연구회, 무예 24기 보존회, 수원시 문화관광해설사, 신한은행 팔달문 지점 등 5개 단체와 수원 화성 일대 북수, 신안, 영화, 팔달, 연무, 고등, 화서1, 매산, 매교, 남향, 지동 등 20개동 대표 20명 등이 ‘지킴이’ 위촉장을 받았다. 이들은 단체와 개인별로 성곽시설물을 지정해 순찰을 하고 외부인이 성곽을 훼손할 경우 사업소와 경찰, 소방서 등에 신고해 훼손을 막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개인별로 소화기도 지급해 지킴이들이 성곽 시설물에서 화재가 나면 불을 초동진화하도록 했다.
그러나 위촉식을 지켜 보면서 몇 가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화성지킴이는 이미 지난해 7월 시민, 학생 등을 주축으로 발족돼 활동을 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한국통신 등 관내 기업체들도 ‘1사 1문화재’운동을 통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왔다.
그런데 왜 지난 1일과 같은 방화를 막지 못했을까? 지킴이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일까? “무차별 화풀이 범죄에는 어쩔 수 없지 않냐”고 애써 자위해야 하나.
가장 큰 문제는 지킴이들에게 별다른 권한도,인센티브도 없다는 점이다. 일부에서는 화성지킴이가 돌발적인 문화재 훼손 범죄를 저지르는 현장에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식품이나 환경분야처럼 ‘특별사법경찰권(문화재)’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업소의 소극적인 자세도 문제다. 최근 3일동안 지킴이에 나서겠다며 신청한 화성 주변 20개동 주민들이 84명에 이르지만 1개동마다 대표로 1명씩 20명만 선정해 200여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것이다. 이같은 소극적인 발상은 화성지킴이 위촉이 지난 1일 방화사건이후 ‘급조한 대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만든다.
이제는 106만 수원시민 모두가 화성지킴이가 돼야 한다. ‘화성지킴이’들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