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보카트의 인사는 신선했다.
“마지막까지 고심할만큼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그의 심경이 선택된 23명과 탈락자에게서 그대로 전해졌다.
그가 선택한 23명의 태극전사가 독일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염원을 안고 뛴다.
막바지 차두리와 송종국의 발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며 국민들은 초조한 심정으로 아드보카트의 선택을 기다렸다. 둘 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주역이었고 최근 경기출전 기회를 못잡은 부진을 겪으며 마음 고생을 하는 처지임을 안타까워 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차두리를 보며 월드컵이 그가 뛰고 있는 독일에서, 그것도 우리가 1승의 제물로 삼고있는 토고전이 그의 소속팀이 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점, 그가 독일 분데스리가 진출 1호로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던 차범근 감독의 아들이자 축구명가 1호의 2대란 점이 아드보카트의 낙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계산했다.
4년 전 히딩크 감독이 발탁해 생소했던 얼굴로 국민들을 열광케 했던 송종국은 다시 살아나는 기억으로, 또 그와 함께 했던 핌 베어벡 수석코치가 그의 부활에 어떤 힘이 되어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우리는 그렇게 익숙한 연줄로 나름대로 재 보았다. 그러면서 우리의 익숙한 계산법이 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송종국이라면 히딩크가 발탁한 사람이니 여러 ‘정치적’ 고려까지 한다면 그가 제외되기 쉬울 수 있다는 우리 나름의 계산도 작용했다.
둘은 예상대로 함께 한 배에 타지 못하고 운명이 갈렸다. 탈락한 차두리는 예비후보에 올랐다. 4년전 월드컵에서 골문에 나서지 못했던 낯익은 골키퍼 김병지도 23명에 들지 못하고 다섯명 예비후보의 한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데 그쳤다.
작은 나폴레옹이란 별명을 가진 아드보카트 감독은 중요한 때의 인선으로 한국민들에게 또 해낼수 있다는 신뢰와 희망을 심었다. 축구전문가들도 “최상의 선택” 이란 평가를 내렸다.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하기 4시간 전 그는 안정환과 차두리 등 해외파 선수들을 최종 점검하고 결심하기 위한 유럽출장에서 돌아왔다. 월드컵 출진을 위한 대사에 임박해 웬 한가한 해외 나들이냐는 조바심을 냈던 사람들에게도 마지막까지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신뢰를 심었다. “4년전 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던 말에 반신반의하던 국민들에게도 빈 말이 아닐 것 같은 자신감을 주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데 아드보카트는 우리들에게 오랜만에 사람 쓰는 모범을 보였다. 월드컵무대 출전 경험을 중히 여기고 검증 과정을 거친 신진들을 포함시켜 조화와 경쟁력을 갖게 하려는 그의 철학을 펼쳐 보였다. 학연이나 지연, 한솥밥 연(緣)이 외국인인 그에게 먹힐 턱 없던 것처럼 월드컵축구 대표팀을 맡은 감독에게 그건 무용지물임을 보여주었다.
전임 히딩크 호에 자신이 발굴한 무명의 용사들이 황태자로 떠올랐던 데 비해 아드보카트 호에는 황태자없는 경쟁자들이 즐비한 것도 신선하다. 23명중 경기에 나설 최종 11명의 윤곽도 오리무중이다.
토고 전도, 프랑스 전도, 스위스 전도 붙어 봐야 알 일이고, 16강 너머의 일도 희망 사항이지만 그가 사심없이 선택한 정예의 태극전사들이기에 4년 전 본마당에서 이룬 신화가 무참해지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을 갖게 한다.
휴일인 14일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발을 맞춘 태극전사들은 23, 26일 두차례 평가전을 치르고 27일 독일을 향한 장도에 오른다.
1차 관문인 16강을 넘고 그래서 아드보카트식 인사가 우리 사회 곳곳에 씨를 뿌리는 기쁨과 소득이 있기를 고대한다.
나라일을 맡은 사람도 기업도 학교들도 각기 월드컵을 준비하고 맞는 마음으로, 감독이 된 마음으로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래야 경쟁의 파고를 넘을 수 있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다시 도전하면 된다.
돈 받고 공천에서 밀어주고 연이나 취향으로 사람을 세우면 그래서 뽑힌 사람이 맞을 월드컵은 나라 일이고 지역민과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터전일 텐데 온전할 리 없다.
당장 5.31 지방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아드보카트가 되자. 비교해 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대표선수로 뽑자.
이 사람을 대표선수로 뽑아달라는 안팎의 청탁은 단호히 거절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