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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엽서 한장이 흔든 서장대 복원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서장대(西將臺)가 지난 1일 새벽 한 방화객으로 인해 무참히 2층 누각이 전소한 이후 수원시와 화성사업소는 서둘러 복원계획을 발표했다.
10월의 화성문화제에 맞춰 문화재청과 국내 전문가들과 상의, 정확한 설계로 원상복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래서 국민들은 안도하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복원 계획 중에는 조선시대 기록문화의 꽃으로 불리는 ‘화성성역의궤’를 중심으로 정확한 설계를 하겠다는 발표도 신뢰를 보탰다. 우리 선조들이 꼼꼼하게 남겨둔 기록이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과 자부심을 가졌다.
그런데 기쁘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화성사업소가 서장대 축조 당시 모습을 담은 일제시대 엽서를 기증 받았는데 ‘지붕과 누각의 크기가 우리가 복원했던 것과 차이가 있어 당초 1975년 제작된 설계도에 따라 재건축키로 한 방침을 보류하고 다시 협의해 새로운 설계안을 마련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국방송 수원센터팀 방송박물관 학예사 서용석(48)씨가 기증한 이 엽서는 일제강점 초창기 1910∼1911년 발행한 것으로 서장대의 전면 모습과 엽서 아래 ‘조선명소 수원화성장대’와 ‘수22(水22ㆍ건물번호로 추정)’라는 글씨가 쓰여있다.
감정결과가 나와야 최종 확인이 되겠지만 엽서는 서장대가 처음 훼손된 1920년대 이전에 찍은 것으로 정조 18년(1794년) 화성 축성 당시의 세세한 장식물과 건축물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975년 만든 설계도에 따라 재건축에 들어가려다 일제시대 일본이 만든 엽서 한 장이 100년 가까운 세월을 지나 우리에게 다시 재고(再考)의 신호등을 켠 것이다. 문화재청과 국내 전문가들과 다시 머리를 맞대 정확한 설계를 하겠다고 해놓고 1975년 제작한 설계도에 따라 재건축 방침을 정했다니 우리에게는 서장대 복원을 지켜줄만한 아무런 자료도 축적된 지식도 없었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우리는 뜻밖에 전해진 엽서에 다행스러워하면서도 기록 빈곤, 부재의 우리 현실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굳이 화성과 화성사업소 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옛 모습이자 오늘의 모습이요, 모두의 문제이니 누구를 탓하랴.
‘빨리 빨리’문화는 기록문화 후진국으로만 이어지는가. 모두 반성의 계기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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