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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대북정책 도량 가져라

임형진 경기대 교수

경기도는 남한의 어느 지역보다도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역이다. 실질적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것은 물론 개성을 포함한 상당지역이 경기도 영역이었다. 경기도는 분단도인 것이다. 또 정신적으로도 경기도는 우리 국토의 중심으로 언제나 민족통합과 번영의 구심점이었다. 그렇기에 경기도는 통일영역이어야 한다. 경기도가 통일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또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야함은 이렇듯 자명하다.
이러한 민족적 기대와 자부로 일찍부터 경기도의 대북교류는 중요한 정책의 하나였으며 전 도민의 지지 속에 상당한 예산집행을 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북 미사일발사 이후 벌어진 긴장 국면에 경기도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앞서가고 있어 대단히 실망스럽다. 북 위기와 관련된 긴급사태는 어찌보면 국가적 차원의 문제이고 한편 국제적인 문제이다. 도 차원의 문제는 아니란 것이다. 물론 안보문제에 중앙과 지방정부의 구별이 있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경기도가 마치 국제분쟁의 중심인양 혹은 선도자인양 긴장 국면을 그대로 받아 들여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면 이는 분명 잘못된 방향이다.
안타깝게도 경기도는 지난 7월 31일 기존의 대북교류 사업들을 무더기로 보류한다고 발표했다. 즉, 그동안 추진되고 있던 대북 교류사업 중 벼농사를 제외한 북한농촌 현대화 사업(당곡리 일대 주택 개보수, 도로개설, 학교 신축, 식수용 관정 설치, 인민병원 신축 등 환경개선 사업), 남북 애니메이션 합작사업 등을 중단시킨 것이다. 정부가 쌀과 비료 등 인도주의적 대북지원을 위기사태와 연계시켜 중단한 것과 보조를 맞춘 형색이다. 언제부터 한나라당 정권인 경기도가 열린우리당 정부와 이렇게 손발을 맞추었는지 의문이다.
진행되고 있던 대북교류는 모두 전임 손학규 지사시절부터 공들여 추진되었던 사업이고 북한과의 상당한 신뢰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교류 합의를 파기함으로 인해 그동안 쌓은 경기도의 통일이미지는 상당부분 퇴색될 것이고 무엇보다도 북한으로부터는 신의를 져버렸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이미 벼농사 작황 확인을 위한 남북교류사업단의 입북이 불허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가 앞장서서 남북경색에 일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는 북한을 비판적으로 바라다보는 신임 경기도 정책브레인그룹의 대북인식에 일차적 원인이 있다고 본다. 김문수 지사를 포함해 대부분 화려한 민주화 운동경력을 가진 이들은 운동권 노선에서 제헌의회파(일명 CA) 출신들이 많다. 그들은 북한에 대한 우호적 입장을 견지하는 민족해방파(NL)와는 달리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과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권력지향의 운동권 출신들에게 요구되는 자기혁신이다. 권력에 다가간 운동권들에게 이념과 이상이 현실과 어떻게 적합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자기비판과 수정이 요구된다. 이것을 슬기롭게 극복하면 다행이지만 자기 독선과 아집에 쌓이면 결국 자신의 실패뿐 아니라 주위, 혹은 국가까지도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는 것이다. 자기혁신 없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가 그 대표적 모습이다.
경기도이기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대북교류는 특히 그렇다. 행여 현 도정 책임자들의 북한관이 운동권 수준에 머물러 민족통일이라는 대의를 망각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북한정권과 북한 주민의 구호는 별개임을 명백히 해야 한다. 그래서 운동권 시절의 시각이 아닌 민족과 통일의 시각이 필요하다. 북한의 엄청난 수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자존심만 남아 정부의 지원마저 거부한 그들이지만 경기도는 한반도의 중심축으로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도량을 가져야 한다. 기본 인프라가 구축된 남측의 수해와 비교하는 소아병을 버려야 한다. 중앙이 막히면 지방이 뚫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법이다. 민족문제에 중앙과 지방의 구별이 어디 있는가. 도청 앞에 ‘세계 속의 경기도’ 구호보다 앞선 것이 민족 속의 경기도이다. 도정 수뇌부의 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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