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요즘 다시 한번 메이저신문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보도 때문에 몹시 화가 난 모양이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우연히도 같은 날인 지난 달 28일, 각각 기자의 칼럼을 실었는데, 조선일보는 노무현대통령을 ‘계륵(鷄肋):닭의 갈비)대통령’ 신세가 되었다고 비하하는 글을 썼고, 동아일보는 현 정부가 세금을 많이 걷는다고 ‘약탈정부’라는 선동적인 표현을 쓴 데서 일련의 사건이 비롯된 것이다.
청와대는 같은 날 “조선·동아의 보도에 대해 ‘마약의 해악성을 연상시킨다’며 청와대에 대한 취재 협조를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이어서 일부 행정 부처는 조선일보와의 오래 된 공동행사에의 참여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모두 일제 치하인 1920년, 문화정치의 선전기관으로 창간되었다. 태평양전쟁 말기, 두 신문이 함께 잠시 문을 닫은 적이 있긴 하나, 8.15광복과 더불어 복간되었으니 올해로 창간이 86년째이다.
두 신문사의 창업주는 친일행위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신문은 지면에서도 적극적인 친일보도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박정희의 유신독재 시절인 1975년에는 두 신문사의 젊은 언론인 다수가 반유신운동을 하다가 추방당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990년께 문민정부의 개입으로 해직된 기자들과 화해하고 ‘조선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라는 반조선일보 단체를 해산시켰다. 반면, 동아일보는 3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해직자 단체인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약칭 동아투위)’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동아일보 안에는 창업자인 김성수로부터 면면히 이어져 오는 ‘곡예사의 기교’와 ‘힘은 정의’라는 보신철학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위기봉의 ‘다시 쓰는 동아일보사’에서). 이런 정신이 동아투위 사태 해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두 신문사는 참여정부를 출범 당시부터 인정하려 들지 않는 보도태도를 지속해 왔다. 두 신문사는 자기 신문사를 이른바 ‘민족문화유산’이라고 주장한다. 동아일보 구 사옥 앞에는 ‘이 건물은 서울시 문화재’라는 동판이 서 있다. 일제와 군사독재에 협조했던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데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다 반성 안해도 신문장사가 잘 되니 말이다. 어떤 정부도 이들 신문사에 대해 과거의 잘못을 지적한 사실이 없다. 그들은 민족보다는 신문사가 건재하는 일이 우선한다는 경영철학을 가진 ‘개화된 장사꾼(천관우)’들이다.
이런 자부심과 명예를 스스로 내세우는 신문사들이기에 노무현정부를 얕잡아 보는 것이다. 노무현정부가 출범 이후, 행정 수도 이전 등 몇 가지 중요한 백년대계적 의미를 갖는 정책들을 내놓았지만 두 신문사는 이 정책들을 줄기차게 반대하였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이 정부는 아직도 국가보안법 같은 대표적 악법도 폐기 또는 개정하지 못한 채 임기 말을 맞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무현정부는 처음부터 이들 거대 신문사를 견제할 구상을 세운 적이 없었다. 언론에 관한 한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신문법의 제정은 시민단체가 문민정부 시절부터 추진했던 것이고, 참여정부 스스로가 언론과 관련해서는 어떤 법도 제정하거나 개정한 일이 없다. 아니 오히려 그들과 맞설 힘도 의지도 없다고 보는 것이 두 신문사에 의한 강제해직 언론인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이른바 동아투위 사건이 31년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한다. 그들은 지금도 거리에서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법은 국민의 정부 시절 입법된 것이다. 이 법에 의해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해직자들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은 받았지만 단 한 푼의 금전적인 보상도 없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가 끈질기게 법 개정운동을 펴고 있지만 참여정부는 일체의 반응이 없다.
정부가 과거청산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론 문제를 따로 떼서 선택하고 집중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다. 열린우리당 김재홍의원 등 일부가 ‘해방이후 언론탄압에 관한 진상규명 및 배상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발의한 지가 2년째이나 아직 국회 의안과 책상 속에서 잠자고 있다.
노대통령은 아직도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다. 일부 언론이 참여정부에 대해 악의적이라 해서 화만 낼 것이 아니라, 이들을 과거사 정리 차원에서 엄중하게 문책할 방도를 찾아야 할 일이다. 고작 ‘취재 협조 거부’란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