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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리 김지태 이장을 가족품으로..

송원찬 루터대 사회복지과 겸임교수

 

“그 너른 들판을 사시겠다고? 그 금액은 너무 어마어마해서(아니 너무 작고 볼품이 없어서) 나는 상상을 못할 지경이니깐. 힌트를 드리자면 대추리, 도두리 들판에서 지금껏 거두었던 벼의 낱알의 개수만 하다고나 할까. 그것을 일구기 위해 굽혔다 폈던 관절의 운동 횟수만 하다고 해도 될 것 같다. 한 가지 더. 그들의 시간, 한숨, 울음, 웃음 그것을 내려다보았을 별빛이나 시름을 달래주던 바람의 총량까지 합하면 대충은 나올 것 같다.”(김지태 이장이 정부당국에 보낸 편지 내용 중)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의 이장 김지태 씨 !
그는 평택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20여 년 농사지으며 이제 팔순을 바라보시는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와 두 자식을 키우고 있는 한 집안의 든든한 가장이다. 그의 부모님은 뇌염으로 남매를 잃은 끝에 얻은 자식이라 부잣집 자식이나 먹였을 원기소까지 먹이며 키웠고 그는 50살이 되도록 부모님 눈 밖에 난 적이 한 번도 없는 소중한 자식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농촌을 떠나는 마당에 그는 대학졸업 후 부모님 모시고 농사짓겠다며 고향 마을에 돌아와 지금은 동네 어른들한테나 젊은 후배들에게나 신망을 받는 농사꾼이다.
또 그는 평택 팽성읍 대추리가 일제강점기에는 일본군에게, 1950년대에는 미군들에게 쫒겨 갯벌이던 땅을 힘겹게 일구어 지금의 기름진 땅을 만들었다는 주민들의 기막힌 사연들을 듣고 또 몸으로 체험하며, 이제 그는 미군과 한국정부에 세번째로 자신의 터전을 빼앗겨야 하는 대추리 주민이자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 그가 미군기지 이전문제로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평택에서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주민대책위 위원장이라는 엄청나게 무서운(?) 직책을 가지고 활동하다가 지금은 구속되어 평택구치소에 갇혀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평택은 대추리에는 경찰과 군인병력이 투입된 상태이고 정부와 팽성대책위원회는 그동안 몇 차례에 걸쳐 대화를 진행했지만 그의 구속문제로 사실상 대화가 중단됐다. 끝내 정부는 주민과의 대화를 포기한 채 평택 미군기지 이전 터에 있는 가옥 98세대에 대해 명도 소송 제기해 사실상 강제 철거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대추리의 기막힌 사연을 가진 주민들의 가슴을 어루만지며 끈질기게 대화해야 할 정부가 스스로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던 그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는 사실상 정부가 대화할 의지가 없고 지금껏 주민들과의 대화는 명분쌓기에 불과한 것이라고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정부와 주민과의 대화에서 주민대표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정부와 주민 간의 오랜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주민대표가 적절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대추리 주민들의 상당수가 그의 구속에 대해 심한 분노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표시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민대표인 그를 가두고 어떤 대화가 가능하냐고 묻고 있다.
그리고 그는 지금 앓고 있는 B형간염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간경화에 간암으로 발전할지 모른다는 의사의 진단까지 받고 있다. 이런 그는 이제 당장 풀려나야 한다. 그래야만 최소한의 정부의 대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평택미군기지문제의 해결을 위한 상호간의 신뢰회복의 첫 걸음이다.
따라서 지금 그가 있어야 할 곳은 평택구치지소가 아니라 사랑하는 부모님과 처자식이 있는 가족과 대추리의 주민의 품이다.
마지막으로 평택지법 재판부는 김지태 이장의 팔순 노모가 보낸 탄원에 귀 기울이기를 기대한다.
“이 땅에서 죽는 것이 소원이라는 동네 어른들 뜻을 따라 미군기지 확장 반대운동을 시작했던 그 아들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오히려 주민들의 뜻은 한 번도 묻지도 않고, 계획이 다 세워졌다며 어느 날 갑자기 얼마를 보상해주겠다며 몰아내려는 정부가 잘못이죠. 판사님, 제발 우리 아들을 두 아이와 며느리, 그리고 이 늙은이들 곁으로 돌려주십시오. 그리고 제 아들을 의지하고 있는 이곳 주민들 곁으로 돌아오게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저렇게 깡패처럼 군대를 풀어서 우리 농토를 파괴하는 짓을 저질렀어도 그래도 아직 정의는 살아 있음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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