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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교육법 제정에 만족하지 말자

정호순 경기도국악당 교육기획팀장

 

지난해 말 제정되어 올해 6월 시행에 들어간 문화예술교육지원법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상과 현실의 먼 거리처럼 법과 현실의 거리도 만만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왕의 문화 관련 법안처럼 관이 주도하는 정책에 머무는 것이 아닌가, 입시 위주의 교육현실과 맞지 않는, 듣기 좋은 조합어가 아닌가, 생존에 허덕이는 사람들과는 관련 없는 것이겠지 등등 우려와 비판의 소리가 크다.
그러나 법의 제정과 시행은 결말이 아니라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다.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란 국민이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향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이다.
정부기관과 각 전문가들의 70여 차례에 걸친 공청회와 연구, 협의의 과정을 통해 법안이 발의된 지 2년 여 만에 시행하게 된 이 법의 우선적인 가치는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가 인정된 것이라는 점에 있다.
이 법안을 체계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특수법인화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그 임무와 비전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삶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교육, 열린 문화공동체 구현’, 즉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문화예술교육의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으며, 문화예술교육 전문 인력을 통해 질 높은 교육을 경험할 수 있고, 나아가 그 경험이 실제 삶의 참여와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교육이 개인의 전 생애를 통해 제공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지역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와 문화예술교육 전문인력 교육기관의 지정 및 운영, 정책과 현장의 원활한 연계, 컨텐츠 개발과 공유 등의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려운 과정이 따르겠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국민의 문화예술교육 기본권이 실현될 것이다.
그런데 이상의 쟁점들을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해결해가는 노력과 동시에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이다.
문화가 산업화된 시대니까, 문화가 개인의 사회적 성공으로 이어지니까, 어린이의 우뇌를 자극하여 학습능력을 증진시키니까와 같은 이유를 넘어서는 합의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만들어낸 문화예술교육지원법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는 것 같지만 반드시 함께 공유해야 할 전제가 있다.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과 그 지원법의 당위성에 대한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화예술교육은 주체교육이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이다.
‘내가 내 삶의 주체’라는 인식은 입시를 위한 주입식, 암기식 교육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교실에 갇혀 수동적으로 얻은 지식의 양으로는 부조리한 인생을 이해하고 살아나가기 어렵다.
대중매체를 통해 매일 쏟아져 나오는 소비에 대한 억압과 물신주의적 가치관으로는 자존감과 삶에 대한 긍지를 보존하기 어렵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40세 이상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경제규모가 세계 제11위 국가의 1등 자살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많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식의 높낮이, 경제적 빈부, 사회적 명성 등이 개인의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스스로 존재감을 회복하고 삶의 풍요를 스스로 일굴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하다.
문화예술교육은 자신과 소통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일깨우는 가장 좋은 길이다.
그래서 문화예술적 감수성과 소양을 기를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과 지원이 절실한 것이다.
이제 국민의 문화예술교육 향유권이 법제화되고 시행되는 선진 사회의 출발점에 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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