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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장점 공유가 절실한 시대

김보성 경기문화재단 가전문화대학장

어려서부터 접한 그림책에서부터 어른이 된 후까지도 책은 늘 마음의 양식이다. 책이란 사전적 정의로 ‘어떤 사상·사항 또는 정보를 문자·그림으로 표현한 종이를 겹쳐 맨’ 것이다.
그래서 교과서는 우리가 배워야 할 지식과 정보, 지혜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한 인식 아래 지식과 정보를 담은 교과서는 디지털 사회의 빠른 변화속도에 맞춰 개선되지 못해 현실에서 그 유용함을 자신의 장점으로 하지는 못한다.
혹여 이런 생각은 어떨까. 내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지혜와 지식을 내 방식대로 정리·수록한 것이 곧 교과서라는 생각 말이다. 교과서를 수록된 정보의 전달을 위한 단순 매체로만 여기지 않고 생생한 지혜의 창조적 변용과 적용이 가능한 가변 매체로 이해할 수 있다면, 어쩌면 세계와 사물에 대한 인식태도는 많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의 제도교육이 아이들을 창조적 인간으로 길러내는 전인교육의 실천도량으로 변화하는 꿈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교과서를 보는 서로 다른 관점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선택의 문제라면, 여러분은 각자 어떤 관점을 선택하려는가.
문화와 예술을 보는 서로 다른 관점도 지금의 관심거리이다. 시민적 기본권으로서 문화(향유)권이 자리 잡은 선진 각국은 문화민주주의의 보편성에 기대어 ‘스스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지불하며 자신의 삶의 일부로 문화와 예술을 받아들이는’ 이름하여 활성화된 ‘생활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풍성한 문화예술 향유풍토에서 문화상품의 개발과 시장수요가 확산되고, 문화예술을 관광자원화하여 (문화)관광산업의 특수가 산업적으로 의미있을 만큼 그 성과와 가능성이 확인된 바 있다. 문화와 예술 속에 근본적으로 내재된 ‘공익적 가치’의 사회적 공유의 토대가 튼실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그러나 뒤늦게 압축성장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룬 우리나라는 사회적 공공재 또는 공익재로서 문화와 예술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노력과 과정을 생략하고 곧바로 문화의 산업적 가치 사슬을 늘려가려는 성급한 노력이 정책입안자들로부터 우선시되고 있다.
문화예술의 공익적 가치와 산업적 가치가 대립되는 요소가 아니라 때론 순차적이고 때론 습윤되어 중복적인 요소라는 점에 동의한다면, 여러분은 어디에 우선 가치를 둘 것인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저자 신영복님은 ‘인간 관계의 최고 경지가 바로 동일한 관점을 갖는 것’이라고 했다. 실상 현실에서 관점을 일치시키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신임 도지사의 머슴론 도정철학은 도민을 얼마나 잘 섬겼는가를 철저히 평가하여 엄중히 반영하겠다는 포부가 높다. 그런데 활동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계량화 지표가 조사를 하는 주체와 심사를 받는 주체의 관점이 충분히 일치하는 모델로 확립되었는가를 먼저 점검할 필요는 없을까. 경제분야 사업성과를 계량화하는 이론은 많은 반면, 무형의 가치체계가 더 중요할 수 있는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평가지표는 그러하지 못하다.
문화재단의 경우, 누가 문화예술의 구체적 현장에 더 근접해서 철저한 서비스정신으로 지원사업을 펼치고 관련 정책을 수정 개선했는가를 밝혀줄 머슴론 평가모델은 아직 미비하다. 대내외 협력사업을 강조하지만, 그 공과는 예산편성된 팀과 사업담당자의 몫일 뿐, 협력파트너는 개인이건 팀이건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평가로 나타난 결과에 대한 자발적 동의가 충분할수록 반성과 새로운 실천을 위한 능동적 노력도 더해질 것이다. 그것이 평가의 진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갈수록 복잡해지고 상호 협력의 강도를 높이고 서로의 장점을 공유해야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확대실천의 당위론과 서로의 관점을 동일하게 하려는 노력이 선택의 문제라면, 여러분의 선택은 무엇일까.
무더위 속에서도 제법 새벽과 저녁으로 가을내음이 솔솔 풍기는 계절의 변화도 서서히 섞이며 그러나 필히 변화하고야 마는 지혜로 여겨지는, 아!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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