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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탓’ 접고 이윤택 능력을 보여주세요

문화부 류설아 기자

 

“경기도 지역 문화계가 답답해서 홧병이 터질 정도였다!”
지난 21일 경기도문화의전당 소회의실에서 창작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를 두고 열린 토론의 장에서 이윤택 연출가의 말이다. 하지만 토론회가 이뤄지는 동안 이 씨가 답답해서 오히려 기자가 홧병이 터질 지경이었다.
‘화성에서…’는 개혁군주 정조와 여성실학자 빙허각이 사랑했다는 가설을 중심으로 수원에 화성을 축성했던 정조를 그린 팩션(faction·사실과 픽션을 섞은 장르) 뮤지컬. 이날 간담회에는 이 작품의 발전을 ‘꿈꾸며’ 이 연출가를 비롯해 작품의 주연배우인 민영기씨와 조정은씨가 참석했다. 사회는 한국학중앙연구소의 박현모 교수가 맡았으며 작품 자문위원인 이병훈 교수, 단국대 유민영 석좌교수, 수원시 김준혁 학예사, 무예24기 김영호 대표, 언론사 문화부 기자들이 자리했다. 사실 그가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과정에서 답답하고 불편한 심정을 드러낸 것은 자기방어였는지도 모르겠다.
‘역사학자와 창작자와는 부딪히기 마련’이라는 이 연출가의 말이 예고하듯, 정조를 연구하는 학예사부터 각 대학에서 역사와 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이들로 구성된 참석자들은 그에게 강한 심적 부담을 안겼을 터. 이에 토론회가 시작되기 전 ‘동지’ 하나 없이 ‘적’을 마주한 이 연출가에 대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같은 생각은 지역 문화 시스템을 비판하며 자기방어의 목소리로 일관하는 이 연출가의 태도로 이내 사그러들었다.
이 연출가는 “한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노래도 되지 않는 배우들을 데려다놓고 가르치느라 죽을 지경이었다”며 “극단측에 배우를 요청했지만 다른 작품을 하느라 할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도립극단 2명 참여) 하지만 경기도립극단 관계자는 “이미 주요배역을 오디션을 통해 다 결정해놓고 나머지 역할을 도립극단 단원에게 맡기려 했다”며 “도립극단이 병풍노릇을 할 순 없는 것 아니냐”고 답했다. 삼자대면이라도 해야 할 상황이다.
‘창작극인만큼 역사적 사실을 재현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지 말아달라’는 그에게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것은 지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자’며 조언을 이어갔다. 대화를 통해 지적받았던 문제의 장면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가닥이 잡히는 모습이었다. 그가 지역문화와 시스템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기 전에 지역의 관련 전문가를 찾아 고증까지는 아니더라도, 단 한 번의 논의를 했다면 지금의 지적을 피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미 작품은 올려졌고 ‘명성황후’나 ‘난타’가 10여년의 시간을 통해 쌓은 지금의 명성을 꿈꾸며 머나먼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다. 그가 이제와서 모든 문제를 지역문화와 그 시스템을 탓하며 단단히 챙긴 짐을 맥없이 풀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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