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일 향년 92세로 작고한 후지즈카 아키나오 옹과 그의 선친 후지즈카 지카시가 주인공으로 이들 부자는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추사의 귀중한 유물을 기꺼이 희사했다.
지카시는 1926년 서울대 전신인 경성제국대 중국 철학교수로 부임 후 추사의 학문세계에 심취해 중국과 한국 등지를 오가며 추사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아카나오 역시 선친의 영향을 받아 추사 연구에 더욱 매진해 국내외를 통 털어 추사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일가견을 가졌다.
이들 부자가 추사와 관련된 유물들을 수 천점 보관하고 있었다니 추사 사랑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국보 180호로 지정된 ‘세한도’는 지카시 본인이 그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 일본 패망직전 서예가 손재형의 간청에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아들 아키나오는 한술 더 떴다. 지난 5월 추사 서거 기념행사 초청차 방문했던 일행을 접한 그는 과천이 어느 도시보다 김정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 추사 간찰 20점과 추사 관련 고서 2천700점을 선뜻 내놓았다.
아카나오의 기증행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사후 모든 추사자료를 한국에 넘기겠다’는 유언에 쫓아 가까운 인척들이 또 다시 김정희의 친필 6점과 유품 1만점을 아예 통째로 넘겼다. 아키나오는 슬하에 자식이 없어 사후 유품관리에 걱정했다고 하나 꼭 그런 이유만으로 기증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주인이 따로 있는 물건을 오랜 기간 보관했다가 이제 돌려줄 시기가 되었다는 깨달음의 발로라고 보기 때문이다.
작년 말 현재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는 7만6천여 점에 달하는 것으로 문화재청은 보고 있다. 이들 문화재는 임진왜란과 신미양요 등 전란기와 일제시대 등 국내 혼란기에 유출된 것으로 대부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철칙을 깨우쳐 이를 실행한 후지즈카 부자의 교훈을 우리의 문화재를 가진 해외 국가나 개인이 본받는다면 언젠가는 유출문화재도 돌아오리라고 본다.
이번 기증으로 추사의 방대한 자료를 보유하게 된 과천시도 자부심보다는 김정희의 학문세계를 더욱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