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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상동교 이용석 교사는 지난 8월 4일,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고 부당한 처벌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가 던진 화두는 국기(태극기)에 대한 문제이다. 교육청의 징계 이유는 그가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등 학생들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교육했다’는 것이다. 이 교사 사건이 표면화 된 것은 교육위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6월, 조선일보가 ‘전교조 편향된 교육에 학부모 집단 반발’이란 제하의 기사에서 이 교사의 사례를 들며 “수업 시간에 병역 및 국기에 대한 경례를 거부하는 논리를 학생들에게 가르쳐 학부모들이 편향된 가치관 교육을 했다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한 이후의 일이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기사는 교육위원 선거에서 전교조 출신 후보들에게 치명타를 가했다. 그 선거는 보수언론의 승리로 보였다.
그가 지난 16일, 교육청으로부터 받았다며 공개한 징계의결 통보서는 이 교사에 대한 징계사유를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국가공무원법 제 63조 품위유지 의무 위반: 각종 학교 행사 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았으며, 학생들에게 “나는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는데, 이는 사실로 판단되며, 그것이 개인적인 가치관의 문제라고 주장하나 “이를 교실에서 발설한 것은 교사의 자질이나 국가교육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 우려를 초래하였는바, 이는 교육공무원 신분으로서 그 품위를 사회적으로 크게 손상한 행위를 행한 것” -국가공무원법 제 56조 ‘성실의무 위반’, 교육기본법 제 3조 ‘학생의 학습권 침해’, 교육기본법 제 6조 ‘교육의 중립성 훼손’이다.
그는 지난 23일, 데일리서프라이즈에 보낸 특별 기고에서 “난 국기에 대한 경례(맹세)를 하지 않는다. ‘국가의 이익’이라는 허상-실제는 기득권을 가진 지배계층의 이해에 불과한-을 위해 무조건 국가에 충성하고 국가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라는 것은 국가주의이며 전체주의다. 그것이 학교를 통해 재생산되고 있다. 그렇기에 난 국기에 대한 경례부터 하지 않기로 결심했던 것이다”. 그는 자신은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지 않지만, 학생들더러 하지 말라고 가르친 일은 없다는 주장이다.
교사 이용학, 그는 분명히 ‘튀는 사람’이다. 튀는 행동을 하면 위험이 따르지만 세상엔 튀는 사람이 필요하다. 모두가 튀기를 피하거나 꺼려한다면 역사엔 진보가 없다. 새 시대를 열었던 인물들은 한결같이 튄 사람이었다. 문화운동가 손병휘는 우리 민족의 특이한 현상인 ‘쏠림현상’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오랜 기간의 식민통치와 독재 그리고 전체주의적 교육은 ‘튀면 손해다’ ‘흐름을 거스르지 말자’ ‘처지지 말자’식의 자조적인 처세술을 이 땅에 깊이 심어 놓았다고 해석한다. 튀면 손해라는 생각은 문화의 다양성을 약하게 했고, 처지지 말고 대세를 좇자는 생각은 문화의 획일성을 강하게 했다는 것이다.
튀는 이 교사가 국기에 대한 문제를 이 사회에 화두로 던졌다. 이 화두(맹세의 문제) 때문에 한때 보수층을 긴장시켰던 정치인이 있다.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이다. 그는 스스로 자유주의자로 자처한다. 국기에 대한 경례나 맹세는 다 ‘국민의례’의 일환이다. 세상의 모든 나라 모든 민족은 독립한 나라인 이상, 자국 기를 가지고 있다. 국가를 상징하는 국기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런데, 경례를 표하면서 따로 맹세문을 낭송하거나 경청하는 나라는 별로 없다. 오직 우리나라와 미국이 있을 뿐이다. 미국마저 1943년, 대법원에서 “학교 어린이들은 성조기에 대한 충성 서약을 암송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결한 바가 있고, 그 이후 흐지부지 되고 있다. 아직도 행사 때마다 ‘국기에 대한 맹세’를 정중하게 들어야 하는 나라는 이제 우리나라뿐이다. 국기에 대한 충성은 1968년 박정희의 공화당 시절 시작되었다. 그 때 충남 교육청에서 일어난 작은 충성 바람이 오늘까지 불고 있다. 처음엔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위하여 정의와 진실로서 충성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라는 내용이었던 것이 박정희의 유신 이후 일부 충성분자들이 ‘조국의 통일과 번영’을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으로, ‘정의와 진실로서’를 ‘몸과 마음을 바쳐’로, 그리고 ‘다짐합니다’ 앞에 ‘굳게’를 넣어 그 내용을 개악하였다. 이용석 교사는 우리에게 ‘생각을 바꿔보라’고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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