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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바다이야기 사태와 관련해 한명숙 국무총리가 취임 후 두번째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서민 생활과 서민경제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했다며 사행성 게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과 악용의 소지를 미리 대비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국민 정서를 황폐화시키는 사행성 사업에 전력한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는 국정의 총괄 책임자로서 총리의 백배 사죄로도 부족하다.
총리가 국무회의에서 사과를 하는 순간 여당의 김근태 당의장은 국회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마땅히 점검했어야 할 정부정책을 견제하지 못해 비극적 사건을 만든 책임이 있는 만큼 집권당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한다고 발표했다. 국정의 동반책임자로서의 여당 사과도 당연했다.
같은 날 바다이야기 허가와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 및 지정제 도입 등 모든 의혹의 당사자인 전임 문화부 장관 정동채 의원도 국회에서 사과하고 당직 사퇴와 함께 백의종군을 말했다. 정 장관의 재직시 벌어진 각종 규제완화 정책에 묻어서 확대 악화된 도박산업은 명백한 정책오류이고 국정실패였다. 정부와 여당도 이점을 명백히 하고자 총리에서부터 당의장 그리고 전임 장관까지 동시에 사과행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이를 통해 정부 여당은 정책과오에 대한 책임 구현을 한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이것으로 흩어진 민심을 되살리고자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 끝나기엔 바다이야기 사건은 너무 멀리 나가 버렸다. 온 국민을 손쉽게 사행성 도박판으로 이끌어 물질적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게 만든 이번 사태는 이런 사과 수준으로 덮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전히 비리의 핵심과 실체는 숨어 있기 때문이다. 초기에 등장한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 권력자들의 행태는 여전히 의문 덩어리이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관련부서들의 모습도 국민을 짜증스럽게 한다.
잘못에 대한 사과는 당연하다. 그러나 국정 책임자들의 사과는 책임규명과 처분을 포함해야 국민이 수용할 수 있는 법이다. 정동채 전 장관은 당시 사태에 대한 전말을 가장 확실하게 또 많이 알고 있는 위치였다. 낱낱이 밝히고 책임질 부분을 책임지면서 백의종군 운운해야 장관 경력이 누가되지 않을 것이다. 김근태 당의장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정책 견제를 말할 수준은 아니다. 대통령도 남의 일처럼 개도 안 짖었다고 하지 않는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총리의 사과는 머리를 숙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국민은 사과나 하는 총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책임 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비리의 사슬을 끊는 총리를 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사과가 아니라 철저한 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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