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4 (수)

  • 맑음동두천 -1.8℃
  • 구름많음강릉 2.3℃
  • 맑음서울 1.4℃
  • 구름많음대전 2.2℃
  • 맑음대구 4.1℃
  • 흐림울산 4.5℃
  • 맑음광주 4.5℃
  • 구름많음부산 5.6℃
  • 맑음고창 0.2℃
  • 흐림제주 9.0℃
  • 맑음강화 -1.5℃
  • 맑음보은 -0.2℃
  • 맑음금산 0.4℃
  • 맑음강진군 1.7℃
  • 구름많음경주시 3.5℃
  • 맑음거제 3.2℃
기상청 제공

단편적 모습으로 평가하지 말자

김 규 영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상하이 대표처 소장

올 봄에 중국 광주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한 젊은 여인이 강도의 칼에 찔려 숨진 사건이 일어났다. 두 명의 강도가 젊은 여인의 핸드백을 채가려고 하자 그 여인은 핸드백을 움켜잡으며 강도를 쫒아갔다.
그러자 강도들은 칼로 여인을 몇 차례 찌르고 도망가고 여인은 과다출혈로 사망하였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강도사건이지만 마침 그 당시의 상황을 정확하게 촬영한 CCTV를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그 현장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단지 쳐다보기만 할 뿐 칼에 찔린 여인을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작년에도 북경의 시내버스에서 어머니와 함께 버스를 탄 마오마오라는 14살 여중생이 버스 차장과 시비가 붙었다가 결국 버스 안에서 버스차장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있었다. 버스 안에 많은 승객이 있었지만 그들은 마오마오가 숨져갈 때 구경만 하고 있었다.
위의 두 가지 사건은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중국인의 모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이고 중국 내에서도 이러한 행태에 대해 중국인의 보신주의와 정의감 부재에 많은 비판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사를 중국에서 접할 때 많은 한국교민들은 이러한 일을 겪을 까봐 두려워하면서도 남의 일에 간섭을 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비판한다.
그러나 중국인의 이러한 모습은 멀리 가지 않더라고 중국의 당대사를 이해한다면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1949년 마오쩌뚱[毛澤東]이 이끄는 중국공산당이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하고 사회주의 국가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사상적으로는 ‘백화제방 백가쟁명’이라는 언론자유를 선포하여 모든 비판을 허용한다.
그러나 1957년 공산당을 비판하였던 수많은 지식인들이 비판되거나 투옥되었고 심지어 죽기도 한 ‘반우파투쟁’을 시작한다.
‘반우파 투쟁’의 칼바람이 지나간 후 떵샤오핑[鄧小平]과 류샤오치[劉少奇]의 실용주의 노선이 정권을 잡아 지식인들이 복권되었으나, 1966년 시작된 ‘문화대혁명’의 광풍은 ‘반우파투쟁’ 당시 우파분자로 낙인 찍혔던 지식인들에게 다시 고통을 안겨다 주어 공개적으로 비판을 받고, 공개적인 비판이 끝나면 당사자는 자살을 하게 된다.
문화대혁명의 혼란 속에서 정제되지 않은 개인적 감정이 혁명이라는 이름 아래 쏟아부어 진다고 해도 그 누구도 통제할 수 없었다. 옆집에 살던 이웃이 자기를 고발하게 되면 그 광풍을 피해갈 수 없어 고통속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당대사가 오래 전 얘기가 아니라 50대 이상은 30-40년 전 실제로 체험한 사건들이다.
이러한 광풍의 역사를 체험한 사람들이 지금도 살고 있고 그 자식들에게 역사의 경험을 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현재를 사는 중국인들에게 ‘남의 일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의식을 만들어 준 것이다.
물론 이러한 잘못된 의식은 바뀌어야 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현상만을 보고 한 나라의 문화를 재단하고 정죄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일 것이다.
중국에 있는 많은 교민들과 중국과 여러 가지 모양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 사람들이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중국을 평가하는 오류에 빠지지 말고 진지하게 그들의 역사와 내면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