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이야기를 통해서 나는 NCLB 정책이 1983년의 ‘위기에 처한 국가’(A Nation at Risk) 출간 이후 20년 동안의 정책적 노력의 결실이라는 점과 인종이나 빈부, 종교, 성별 등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모든 학생들이 수학, 영어, 과학에서 일정한 표준(standard)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현재 완성된 것이 아니라 꾸준히 문제점의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진행형의 정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Eva의 이야기에서 더 흥미를 끌었던 것은 이 정책이 우리와 같은 국가교육과정도 없고 학교나 교사마다 가르치는 내용이 매우 다양한 미국 교육계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또 반대에 부딪쳤는가, 그리고 제기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어떤 노력들이 추가적으로 경주되고 있는가 등에 관하여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다양성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는 주정부가 교육표준을 설정하고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 일률적으로 시험을 보도록 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방 정부가 제시한 목표에 전국의 모든 학교가 이를 따르도록 하고 만일 설정된 목표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에는 교사의 강제 연수나 해고, 폐교 등의 벌칙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분명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논란 끝에 결국 2002년 공화당 주도의 국회에서 법으로 확정되었다. 이에 따라 교과 표준이 설정되고 교사의 최소 자격요건 등이 강화되었다. 다만 이러한 표준의 설정이나 적용은 주마다 융통성을 갖도록 하였다.
NCLB 법에 따르면 각 주정부는 2014년까지 모든 학생들이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매년 각 학교가 도달해야 할 ‘연도별 적정 성장 목표’를 정해야 한다. 그리고 매년 평가를 통하여 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 다양한 제재 조치들을 취하도록 하였다.
이로 인하여 미국의 교사들이 과거와 달리 시험 대비 위주의 교육을 하게 되었다거나 심지어 평가를 받을 때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을 대상에서 제외한다든가 하는 부작용이 많이 보고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작 본질적인 문제들은 따로 있었다. 그 하나는 표준 교육과정이 없는 상황에서 어떤 교사가 가르친 내용과 평가 내용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 경우 교사나 학교에 대하여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문제일 수 있다. 또 하나는 연도별 적정 성장목표 달성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실제로는 일년 동안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목표에 미달하였다는 이유로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이밖에도 실패한 학교에 대한 제재는 그나마 좋은 교사들마저 떠나게 함으로써 학교를 더 황폐하게 한다는 점, 대도시 학생들의 잦은 이동으로 매년 평가 결과의 비교가 어렵다는 점도 이 정책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미국 연방정부의 야심적 추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찬반 양론이 상존하며 NCLB 정책의 성공적 정착을 불확실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런데 토론 말미의 질의응답에서 나는 또 다른 씁쓸함을 맛보았다. 질문의 핵심은 한국의 교사들이 학생들의 평가를 강하게 반대하는데, 미국의 교사들은 그렇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하여 Eva 교수는 자기가 가르친 내용과 평가시험 문제의 불일치와 같은 평가의 타당성을 문제 삼을 뿐 교사들이 자기가 얼마나 잘 가르쳤는가에 관하여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하여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하였다.
한 참석자는 이를 미국과 한국의 문화적 차이로 표현했지만, 나에게는 한국의 교사들이 진지하게 생각해볼 문제가 아닌가 하는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아마도 지금의 한국적 상황에서 NCLB와 같은 정책은 사회적 합의를 통한 결론에 이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