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건교부 등에 따르면 건교부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한 ‘지방이전 대상 공공기관 부지활용 방안’ 용역중간보고서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공공기관 부지에 주거·상업용 시설을 짓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한다. 연구용역을 맡은 국토연구원은 성남 분당의 주공, 토공, 용인의 경찰대학교, 법무연수원 등의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아파트와 업무용 시설을 짓도록 하는 내용의 중간보고서를 마련했다고 한다. 이 보고서에는 이전 대상 175개 공공기관 중 98개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땅의 규모가 판교신도시 282만평보다 넓은 296만평이며, 이중 택지개발이 가능한 3만평 부지가 30곳, 도시개발사업이 가능한 3천평 이상 부지가 49곳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정책은 시장을 보완하는 것이지, 결코 시장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정치적 논리에 따라 시장을 무시한 채 공공기관의 이전을 추진하여 왔다. 솔직히 정부는 시장을 무시하였다기 보다는 모른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그 동안 공공기관 이전의 효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이전비용에 대하여도 많은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막대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전되는 공공기관의 부지를 개발할 것이라는 점이 예상되었다. 반면 한편에서는 이는 ‘국가균형발전’을 추진해온 정부의 정책과 정면배치되는 그야말로 상식이하의 정책이기 때문에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결국 정부는 이전되는 공공기관의 부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막대한 공공기관의 이전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고, 결국 그동안 이전비용에 대한 구체적 대안도 없이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여 왔다는 이야기이다.
무엇보다 이는 그 동안 정부가 주장해온 ‘국가균형발전’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정책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 공공기관을 이전하면서, 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전되는 공공기관의 부지를 개발한다면, 결과적으로 수도권의 과밀화는 더 악화될 것이다. 나아가 미래에도 수도권 과밀화의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더 어렵게 할 것이며, 국민과 후손에게 두고두고 커다란 희생을 강요할 것이다.
반면 이러한 정책을 추진한 사람들은 수면 아래로 숨어들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나타나서 자신은 몰랐다거나 기억이 안난다거나 오히려 반대했었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대통령은 역사에 남을 업적을 생각하고 싶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그동안 몰라서 침묵했는지 아니면 이제와서 자신만이라도 살길을 찾기 위해서인지 모르지만, 최근에는 여당의 초선의원들과 여당의장까지 정부정책에 대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종기는 숨겨둔다고 새살이 돋아나지 않는다. 종기를 안 보이게 덮으면 덮을수록 종기는 더 커진다. 종기는 아픔을 참고 도려내야만 새살이 돋는다. 잘못된 정책도 마찬가지이다. 잘못을 덮으려하지 말고, 잘못을 인정하고 수정하여야 한다. 어떠한 정책도 완벽할 수는 없으며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보다 적합하게 수정되어야 한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을 줄여야 한다. 정부가 젊고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주려면 말로 주장하지 말고, 이러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말로 용기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다. 용기있게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치지 않을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독선과 아집, 오기로 공공기관의 이전부지를 택지로 개발한다면, 이는 막대한 돈을 들여서 수도권 과밀화와 국가불균형발전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잘못된 정책을 덮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더 큰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정부는 국민을 위한다면서 오히려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며, 올해는 드디어 통합재정수지가 IMF 이후 처음으로 적자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경제가 침체되면 고소득층보다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이 보다 더 큰 피해자가 되는 것이 냉엄한 현실임을 직시하여야 한다. 더구나 정부가 그렇게 위한다는 국민들에게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경제인식만은 여전히 낙관적이며, 정책을 오기로 밀어붙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