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와 사용자와 정부가 12일 합의를 이룬 ‘노사 로드맵’ 즉 노사관계 법과 제도의 선진화 방안은 노사정이 한 걸음씩 양보해 노동현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 평화를 이룩하려는 의지를 결집한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만하다. 이 합의안은 비록 민주노총이 빠진 채 한국노총으로 노동자를 대표하는 형식을 취하긴 했지만 가장 큰 노동자 단체가 참여한 만큼 그 대표성을 획득하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노사 로드맵’은 노조 전임자의 급여 제한과 복수 노조의 도입을 3년간 연기하고, 정부가 노사문제에 강력히 개입하는 발판이 되었던 직권중재를 폐지하는 대신 공중의 생명, 신체 안정,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필수유지 업무로 규정하고 이곳에 파업이 일어날 때는 외부 인력을 대체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업무의 전면적 중단을 예방할 수 있게 했다.
이 안은 또 부당해고에 대한 금전적 보상제를 실시, 부당한 해고라는 판정이 나면 원직에 복귀하는 대신 해고기간의 임금과 위로금을 지급받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보상금은 해고의 부당성 정도와 근로자의 귀책 사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동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이것은 원직복귀만으로 노동자에게 효과적인 구제수단이 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노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며 과격한 투쟁을 벌여온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견해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0월에 총파업을 단행하겠다고 선언하여 파문이 예상된다. 이와는 별도로 민주노총에 소속된 한 근로자가 합의안을 도출하고 밖으로 나오는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법언(法諺)을 되새기게 하면서 자신이 속한 단체의 폭력성을 드러낸 것은 유감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은 투쟁 일변도의 노선을 견지하면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10위권에 드는 한국 경제는 사용자와 노동자 중 어느 한 편의 독점적이고도 배타적인 이해관계의 무대가 될 수 없으며 공존과 상생의 바탕 위에서 상호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제점들을 해소하고, 산업 현장의 모든 구성원들의 행복과 평화 그리고 국가의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시대적 당위성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노동자와 사용자와 정부가 이번 ‘노사 로드맵’이 완전하지는 않다 해도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기둥을 세우는데 유효한 발판으로 삼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