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수원 상품권을 엄청 발행했다는데 그 많은 상품권은 다 어디로 갔는지 원….”
12일 수원 지동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당진상회 박한구(50·남)씨는 한숨만 내쉬었다. 재래시장을 살리겠다며 발행한 ‘해피수원 상품권’이 시장에서 별로 유통되지 않고 눈을 씻고 찾아봐도 ‘사막에서 바늘찾기’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박씨는 “상품권만 발행하면 뭐하누. 고객들이 외면하는데...”라며 “상품권이 제대로 유통되도록 사후관리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지역 재래시장 활성화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수원시가 발행한 ‘해피수원’ 상품권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도 시민들의 인식부족과 상인들의 친절서비스 부족, 가맹점 위치 확인, 판매촉진활동 부진 등으로 정착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시가 지난해 7월 발행한 67억원의 ‘해피수원’ 상품권이 올들어 6월말 현재까지 1억5천600만원이 판매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있다.
‘해피수원’ 상품권은 수원시내 재래시장과 가맹점으로 등록된 수퍼, 음식점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다.
지동시장에서 10년째 과일 도매상을 하고 있는 김순택(64·남)씨는 “추석을 앞두고도 제수용품을 사러 오는 손님들 중에 해피수원 상품권을 가지고 오는 사람은 하루에 고작 몇 명 뿐”이라고 말했다.
근처 영동시장에서 한복을 파는 B상회 이정관(55·여)씨도 해피수원 상품권이 널리 유통되지 않는 것에 몹시 아쉬워 했다.
이씨는 “해피수원 상품권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손님들이 많다”며 “설사 상품권을 가졌더라도 가맹점이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모르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해피수원 상품권이 별로 유통되지 않는데는 상인들도 한몫했다.
조기를 사러 온 이모(40·여·매교동)씨는 “상인들이 환전하기 위해 기업은행에 가는 것을 꺼려 상품권을 가진 손님에게 불친절하게 하는 경우를 보았다”며 “상인들 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시 관계자는 “시 홈페이지에 가맹점 찾기 요령 등 시내 가맹점 현황을 수시로 업그레이드 해 이용자들이 상품권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