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형적 방식보다 대중과의 소통중심 영화 고수
영화감독도 진화한다. 한국 영화계가 점진적인 발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감독들의 역량도 확대되고 있다. 데뷔작을 통해 가능성을 점쳤던 감독들이 차기작을 내놓을 때마다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의 이준익 감독, ‘살인의 추억’ ‘괴물’의 봉준호 감독, ‘범죄의 재구성’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주류 상업영화의 틀 안에서 작품성까지 인정받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중 ‘라디오 스타’와 ‘타짜’는 개봉 전이긴 하지만 올 추석 가장 주목받는 작품으로 비평가들의 호평에 이어 관객의 사전 관심을 끄는 데도 성공해 흥행을 예감케 한다.
◇ 작품성은 기본, 흥행도 기본= 1993년 ‘키드캅’으로 감독에 데뷔한 이후 ‘간첩 리철진’ ‘아나키스트’ ‘달마야 놀자’ 등의 제작자로만 지내다 10년 만에 ‘황산벌’을 통해 감독으로 복귀했을 때만 해도 이준익 감독이 한국 영화계에서 이처럼 ‘대형사고’를 낼 줄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다. ‘황산벌’이 전국 관객 300만 명 가까운 흥행 성공을 이뤘지만 ‘잘 빠진’ 시나리오와 코미디 장르라는 점에 포인트를 뒀을 뿐 그에 대한 조명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후 ‘왕의 남자’로 영화계에 놀라움을 안겨주며 1천230만 명을 동원, ‘괴물’ 전까지 최고 흥행작 기록을 세웠다. ‘라디오 스타’ 역시 그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 안성기ㆍ박중훈이라는 걸출한, 그러나 ‘올드’한 느낌을 주는 두 배우에게 최적의 연기를 뽑아냈으며 자연스럽게 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가 있는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 독특한 시각의 감독이라는 평을 들었던 봉준호 감독은 2003년 ‘살인의 추억’을 내놓으며 ‘웰메이드 영화’라는 개념을 영화계에 뿌리내리게 했다.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쉽지 않은 범죄 스릴러 영화는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이어 ‘괴물’은 봉 감독의 뚝심과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영화다. 1천300만 고지를 향해가는 한국 영화 최고흥행작이면서 할리우드와는 전혀 다른 괴수영화로 차별성을 과시했다.
치밀한 구성. 2004년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 250만 관객이 들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후 ‘타짜’를 내놓은 최동훈 감독을 한마디로 설명하는 단어다. 관객은 최 감독이 촘촘히 짜놓은 이야기 구조에 자신도 모르는 새 덫에 걸린 것처럼 헤어나오지 못한다.
탄탄한 시나리오 바탕 장르 뛰어넘는 흥행기록
◇ 남과 다른 도전 정신= 이들 세 감독의 공통점은 새로운 것(something new)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전인미답의 고지라고는 할 수 없지만 남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을 설정해 놓는다.
이 감독은 ‘왕의 남자’에서 남들이 꺼려하는 사극 장르로, 그것도 철저히 평민의 시선에서 인간을 담아낸 작품을 내놓았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장르와 시선의 조합이었기에 흥행은 미지수였는데 관객은 좋은 작품을 알아봤다. 뻔할 듯했던 이야기인 ‘라디오 스타’는 관객의 감성을 건드리면서 질박한 옹기처럼 정겨운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봉준호 감독은 드러내놓고 자신의 도전 정신을 즐긴다. ‘살인의 추억’으로 범죄 스릴러의 전형을 깼고 , ‘괴물’로 괴수영화의 선입견을 부쉈다.
두뇌게임형 스토리, 화려하면서 속도감 있는 편집을 무기로 한 최동훈 감독은 “티피컬(typical. 전형적)한 형식은 싫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특별하게 하고 싶다. 주류영화의 틀에 들어왔지만 대중과의 소통보다는 드라마의 완결성에 공을 들인다. 낭중지추(囊中之錐)처럼 어떤 이야기를 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은연중에 살짝 드러나는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