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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노래방’ 세계가 열창

반주기·가사 등 마이크에 쏙…기술혁명 빅히트 日 ·美 등 33개국 수출… 작년 7천만달러 매출올려

 

65억 지구촌 사람들의 이목이 28cm의 작은 마이크 하나에 주목하고 있다. 노래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박스형 노래반주기와 가사, 마이크, 그리고 영상. 이 모두를 28cm 작은 마이크 하나에 집적해 전 세계 휴대용 노래방 기기 시장을 석권한 기업이 있다. 바로 (주)엔터기술(대표 이경호). (주)엔터기술은 마이크형 영상 노래반주기 매직씽을 개발, 인류의 노래 문화와 함께 ‘브레이크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세계 곳곳으로 뻗어가고 있다.
마이크형 영상 노래반주기와 음악 콘텐츠를 세계 33개국에 수출하고 있는 (주)엔터기술의 이경호(48)대표는 1991년 3월 자본금 1억원으로 보람전자개발을 설립했다. 이 대표는 당시 일본에서 도입된 노래반주기가 크기도 큰데다 마이크부터 스피커까지 부수적으로 필요한 것이 많아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설립했고, 6개월 안에 제품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완성하겠다는 제품은 2년이 다돼가도록 완성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자본금 1억원은 어느새 바닥이 났다. 이사장은 사업을 접을까도 했지만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제품을 만들지도 못하고 사업을 접을 수 없다는 생각에 하드웨어 전문가를 영입, 끈질긴 노력 끝에 1998년 7월 ‘매직씽’을 개발했다.
매직씽은 노래반주기와 마이크 그리고 리모트컨트롤의 모든 기능을 최첨단 반도체 기술로 집적, 반도체 칩 안에 담아 영상, 반주, 노래가사를 마이크 하나에 내장시킨 최첨단 제품이다. 또한 수백 곡의 음악을 송칩이란 미디(MIDI)팩에 담아 새로 나오는 신곡이나 추가곡을 따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반주기와 함께 개발한 송칩은 항상 음악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제품 특성상 반주기 공급이 늘어날 때마다 미디(MIDI)팩 공급도 늘어나는 수익구조를 낳았다.
1999년 현대전자에 2천대를 첫 납품하면서 성공신화를 예고한 (주)엔터기술은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해외시장을 겨냥했다.
우선 가라오케의 종주국인 일본으로 무작정 제품을 들고 갔고 2000년 일본 산요사에서 의뢰가 들어왔다. (주)엔터 기술은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의 안전 테스트를 통과, 2000년 12월 ‘온스테이지(ON STAGE)’라는 이름으로 매직씽 제품 2만개를 수출했다.
하지만 며칠 뒤 발생한 하자에 이 대표는 과감히 45억원어치 제품 2만개를 모두 리콜 처리했다. 이 대표의 책임감 있는 전량 리콜처리는 일본 기업에 신뢰를 주었고 성공적인 일본시장 진출과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1위, 그리고 2004년 210억 매출을 이끌었다.
(주)엔터기술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아직 노래방 문화가 형성되지 않은 미국 시장에 도전한다. 문화까지 선도해야 하는만큼 ‘현지인을 통한 현지인에 맞는’ 홍보 전략을 세웠고 4개의 대형 음반사를 직접 찾아다니며 이끌어 낸 저작권 합의는 대량 판매의 초석이 되었다.
미국의 대형 할인점 서킷시티의 입점 성공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을 확신한 (주)엔터기술은 또 한번의 위기를 맞게 된다. 송 칩에 들어있던 유대인 동요 한 곡의 가사가 유대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가사로 개사된 것으로 잘못 들어갔던 것이다. 미국 시장의 실패로 이어질 뻔 했던 이 위기는 만개의 송 칩을 전량 수정함으로써 (주)엔터기술의 위기관리능력을 인정, 8개 대형할인점에 입점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작년 한 해 7000만달러의 매출과 휴대용 노래방기기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주)엔터기술은 전체 120명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연구팀인 만큼 기술 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차봉상(44) (주)엔터기술 연구소장은 “(주)엔터기술은 15년간 마이크형영상노래반주기에 주력한만큼 이것에 대한 원천기술과 음원에 대한 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며 “끊임없이 계속되는 기술 개발로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욱 높은 품질의 완벽한 제품이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세계시장에서 우뚝 선 (주)엔터기술은 내수시장에도 눈을 돌려 김창훈 국내사업본부장을 영입, 열정과 투지, 기술력으로 또다른 성공신화에 도전하고 있다.

<인터뷰> 이경호 대표이사
“개인용 멀티미디어 접목 신제품 개발 日도 접수”

“몸집이 큰 노래반주기를 마이크 하나에 집적하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줄 몰랐습니다. 이젠 독보적인 음원 첨단기술을 보유,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이면에는 연구진과 직원 모두의 땀과 인내의 결실이었습니다.” 이경호(48) (주)엔터기술 대표이사의 성공신화와 그의 고집스런 제품개발에 대한 투지와 집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노래반주기 분야에서 세계 1위까지 오른 비결은.
▲마이크형 노래반주기 사업은 그 변화가 굉장히 빠른 만큼 대기업이 뛰어들어 재미를 보기가 쉽지 않은 분야다. 패션처럼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인 만큼 경쟁력의 요체는 신속성과 뛰어난 기술력이다. 중소기업도 차별화된 기술로 승부하면 충분히 세계일류가 될 수 있다.
-노래방반주기와 음악 컨텐츠와 같은 문화 상품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세계 여러 나라는 각 나라별로 그 나라의 정서가 있다. 특히 노래의 경우 그 정서를 잘 담아야 하기 때문에 각 나라별로 현지 전문가를 고용해 그 나라의 언어부터 정서까지 그 나라에 맞게 담아내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기업을 경영해 오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사람이다. 특히 기술력이 강점인 이 분야는 좋은 인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요즘 취업자들의 대기업 선호와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기업 위치를 서울 강남 쪽을 선호하고 있어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현재 (주)엔터기술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위한 우수 인력의 충원을 위해 연구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성공신화는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현재 150억원의 투자를 통해 핵심 기술에 관한 제품이 완성된 상태다. 이 제품의 경우 품질면에서 지금의 2배에서 3배 발전한 것으로 먼저 일본 시장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이 것 외에도 올 해 12월에는 많은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네비게이션이나 PMP 등 개인용 멀티미디어 기계와 접목한 형태의 제품이 나올 것이다. 인류는 항상 노래와 같이 해왔다. 그만큼 앞으로 세계 160여 곳을 가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이미영기자 lm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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