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산’이 지나가고 난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고요하고 차분하다. 지난 여름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었던 강원도를 생각하면 큰 피해 없이 조용히 지나가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최근에 들어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는 사뭇 두렵기까지 하다. 우리나라는 점점 열대기후화 되어 여름이면 항상 온국민이 폭우와 물난리를 걱정해야 하고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폭설, 여러가지 환경재해로 국가의 안위마져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다.
삶이 점점 고도화 되면서 경제와 에너지, 환경 중 그 어느 것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경제를 활성화 시키려면 에너지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어 이는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게 되고, 반대로 환경을 중시하다 보면 경제발전을 담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1차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97%로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높고 에너지 소비율 증가에 있어 세계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등 에너지 문제에 있어 큰 부담을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발효된 교토의정서로 인해 2010년까지 이산화탄소 저감화를 실현해야 하는 등 환경문제에서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이러한 에너지의 지나친 편중과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에너지일 것이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경우 개발, 보급을 위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고, 현재의 에너지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만큼 보편적으로 확대하는데 아직은 한계가 있다.
원자력은 우리나라 전력의 40%를 담당하면서도 타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에너지 수급 안정과 환경유지에 보이지 않는 큰기여를 해왔고, 지난 30년간 많은 경험의 축적을 통해 기술발전과 안전성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아직 우리 국민의 원자력에 대한 시각은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원자력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편견으로 국가 에너지 수급과 환경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자원을 사장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