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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송금 의혹해소 아직 멀다

5억달러 송금규모.국정원 개입 등 미흡 여론 비등

대북송금 문제와 관련, 14일 김대중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도 불구하고 송금규모와 시기, 국정원 개입 정도, 정상회담 연계설을 둘러싼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7대 대북사업 독점을 위한 대금이 5억달러에 불과했겠느냐', `송금 시기가 감사원의 설명과 다르다', `국정원장이 임의로 대북송금 환전편의를 제공했나 ', `5억달러가 순수 경협자금이냐' 등 궁금증이 일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 송금규모 =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 특보가 밝힌 대북 송금액은 5억달러다. 이 돈은 현대가 북측으로부터 철도, 전력, 통신, 관광, 개성공단 등 7대 사업권을 독점하기 위한 대가라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고 정주영 회장과 절친했던 경제계 원로가 정 회장의 말을 빌어 "(사업대가로) 북한은 10억달러 송금을 요구했지만 조율끝에 5억달러로 합의됐다"고 밝힌 것과 일맥 상통해 일단 설득력이 있다.
현대상선이 국정원의 `환전편의'를 받아 송금한 2억달러(2천235억원) 이외에 현대그룹은 그룹 계열사인 현대전자, 현대건설 등에서 3억달러를 모아 북한에 송금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5억달러로 북한의 사회간접시설 전반인 7대 사업의 30년 독점권을 따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다.
재계 관계자는 "5억달러가 큰 돈이지만 7대사업 독점 대가로는 크게 부족한 금액"이라며 "정부의 해명대로 현대가 북한의 7대사업을 30년간 독점키로 했다면 이보다 더 많은 금액이 지급됐거나 지급 약속을 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나라당은 "대북 뒷거래 규모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 2억달러 대북송금 시기 = 임 특보는 이날 `현대의 2억달러 대북송금은 2000년 6월9일에 이뤄졌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이는 지난 6일 "2천235억원은 수표 26장 형태로 2000년 6월10일 외환은행 본점 영업부로 입금됐다"는 감사원의 설명과 다르다.
이처럼 대북송금 시기에 대한 의문이 일자, 감사원은 이날 "2000년 6월9일에 외환은행에 2천235억원 지급제시 요청이 있었으며 그 다음날인 10일에 산업은행 본점이 외환은행 본점에 그 돈을 결제해줬다"고 해명했다.
◇ `환전편의' 제공, 대통령 몰랐나 = 임 특보는 `국정원장 재직시인 2000년 6월5일경 현대측에서 급히 환전편의 제공을 요청해왔다는 보고를 받고, 관련부서에 환전편의 제공이 가능한지 검토해 보라는 지시를 했으나 그 이후 어떻게 됐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는 남북정상회담 1주일 전인데 회담에 전념하고 있을 때여서 보고받지도 관심을 갖지도 못해 돈이 (북한으로) 갔는지도 몰랐다. 이번에 알게 됐는데 대통령께 보고하지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의 5억달러 대북송금이 실정법인 남북교류협력법에 어긋난다는 것을 모를 리 없는 임 특보가 2억달러에 대한 `환전편의' 제공 검토를 지시한 뒤 이를 챙기지 않았다는 설명 등은 미흡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실정법에 위배된 현대의 5억달러 대북송금을 통치행위 차원에서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국정원장이 `환전편의'를 독자적으로 결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그러면 국정원장이 통치행위를 했다는 말이냐"고 반문했다.
◇ 5억달러, 6.15 정상회담과 연계안됐나 = 임 특보는 `북한측과 남북정상회담개최와 관련한 대가제공 문제를 협의한 바 없다. 현대측에 따르면 (5억달러는) 경협사업 독점권에 대한 대가이며 남북정상회담 개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분명히 그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위한 남북당국간 접촉을 시작하면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장관이 싱가포르에서 북측의 송호경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난 점과 이후 대북송금에 국정원이 `환전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미뤄 시점과 정황상 대북송금과 정상회담 연관설은 최소한 추측이 가능하다.
또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부실한 기업구조로 인해 사실상 해체가 진행중이던 현대그룹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적인 금융지원도 대북송금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현대의 경협사업이 잘 되려면 남북정상회담을 통한 안전장치가 필요했고, 경협사업은 남북관계 진전의 열쇠였다는 점에서 대북송금은 현대의 경협사업이나 정상회담 한쪽에만 목적을 뒀다기보다 이 두가지가 맞물려 이뤄졌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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