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3 (화)

  • 맑음동두천 7.8℃
  • 흐림강릉 2.8℃
  • 맑음서울 10.7℃
  • 구름많음대전 12.2℃
  • 구름많음대구 10.6℃
  • 흐림울산 7.5℃
  • 구름많음광주 13.9℃
  • 맑음부산 10.8℃
  • 맑음고창 10.4℃
  • 흐림제주 10.8℃
  • 맑음강화 8.2℃
  • 구름많음보은 10.7℃
  • 구름많음금산 11.2℃
  • 흐림강진군 11.7℃
  • 구름많음경주시 7.6℃
  • 맑음거제 10.7℃
기상청 제공

노 대통령은 뜬금없는 말씀 삼가시라

노 무현 대통령이 지난 21일, 민주평통 상임위원회에서 행한 일련의 발언은 ‘뜬금없는 말씀 잘 하시는 대통령’으로 국민들이 기억하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민주평통이란 헌법기관 자체가 87년 헌법 개정 당시 폐지되었어야 마땅한 기관이다. 전 두환식 권위주의 시대의 유물이기 때문이다. 사람으로 치면 맹장과 같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국고나 낭비하는 헌법기관이다. 노 대통령이 그런 자리에서 원고도 없이 즉흥적으로 인물평을 한 데 대하여  국민들은 솔직히 당혹스럽다.  국가 원수가 어떤 말씀을 하면 국민들은 반드시 찬반으로 갈리기 마련이다. 노 대통령은 바로 이 점을 노렸다고 보인다.
노 대통령이 민주평통 회의장을 찾아간 날은 다음 대통령 선거를 꼭 1년 앞둔 시점이다. 여야 정당을 망라하여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은 현재의 권력인 노 대통령의 언행 하나하나에 잔뜩 긴장하는 시기이다. 이런 시점에서 미래 권력 지망생인 고건이 어떻고, 김 근태, 정 동영이 어떻고 하는 인물평을 했다면 당사자들은 몹시 긴장하고 섭섭해 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물론 그 때 노 대통령의 말씀 가운데서 인물평 말고, 다른 국정 현안 관련의 말씀은 국민들이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는 옳은 지적이라는 생각이다. 문제는 인물평이다. 고건의 총리 지명이나 김 근태, 정동영의 장관 지명은 모두 대통령 고유의 인사권에 속하는 사항이다. 노 대통령 지지자들은 처음부터 고 총리 지명을 걱정했다. 개혁과는 거리가 먼 사람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 인사를 했으니 실패할 것은 당연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남북 관계가 미묘한 시기에 북한 김 정일 국방위원장을 실명으로 거론한 것은 또한 듣기에 그렇다. 대체적으로는 좋게 평가한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쉽게 말해서 사람이 저 죽을 짓 하겠나”라는 대목에서는 섬뜩한 생각도 든다. 북쪽에서는 ‘위대한 지도자 동무’라 해서 그림자도 함부로 밟지 않는, 남쪽 대통령의 카운터 파트에 대해 술자리에서 장삼이사가 하는 비속어를 썼다는 것은 경박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 하다. 그래서 노 대통령 재임 중의 남북 정상회담은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 대통령 책임제 헌법 아래서 ‘탈권위주의’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다. 국가 원수의 말씀은 때와 장소를 가려서 적절하게 행사하는 것이 지당하다. 앞으로 남은 1년 동안, 제발 뜬금없는 말씀은 삼가시고, 특히 한꺼번에 너무 많은 말씀을 쏟아내지 마시기를 바란다. 국민들이 다 그렇게 머리가  좋지는 못하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