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체육문화유산 하나 없는 경기도가 이상할 만큼 인색하다. 때문에 그나마 있는 것도 다른 지역에 빼앗길 판이다.
대상은 ‘손기정기념재단’. 도는 지난해 6월 재단측에 자발적 행정지원까지 해주며 설립인가를 내줬다. 값진 체육문화유산을 어렵사리 유치한 것이다.
헌데, 지금 1년 6개월이 지나자마자 재단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싶어한다. 재단이 원하는 지역은 다름아닌 서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가 현재까지 재단의 제반업무에 대한 지원을 아예 안하다시피 방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단측이 쏟아내는 속내를 들어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재단이 도의 인가를 받고 나서 사무실을 차린 곳은 수원월드컵경기장 2층에 있는 20평 남짓 작은 공간이다. 취재차 직접 방문해보니 생각보다 초라했다. 황당한 느낌마저 들었던 것은 사무실 안 쪽에 있는 창고였다. 재단이 故 손기정옹의 유품전시실로 운영하는 곳이다.
햇볕 한점 들지 않는 5평짜리 쪽방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인이 남긴 값진 유품들이 넘쳐났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사진, 스크랩자료, 메달, 주화, 기념패 등 수만점에 이른다. 이 유품들이 습기 가득한 곳에 방치되고 있다. 재단 운영도 말이 아니다. 지원금 한 푼 없이 모두 재단임원들의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참다 못한 재단이 이제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는 손기정기념재단이라는 것이 있는지 조차 모른다.
반면 서울시는 손기정 기념동상 제막식을 여는가 하면 일부 기관에선 상설전시공간까지 마련해 주겠다며 재단에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
재단의 선택은 뻔하지 않을까. 도의 무관심과 방치가 만든 당연지사다. 지금이라도 도가 태도를 바꿔 붙잡아야 한다.
이따금씩 재단사무실에 들렀다 마음다쳐 돌아가는 유족들, 재단이 수원에 남길 바라는 도민들, 그리고 진정으로 故 손기정옹이 남긴 정신을 기리기 위해서라도 그래야 옳다.
오 흥 택 <정치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