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은 엄정한 사실에 입각하여 사학자들이 사관을 도입하여 해석하는 학문이다. 여기서 사실은 존재하는 현실을 의미하고 해석은 인간의 관점이 반영된 영역이다. 역사학이 사관에 따라 학파를 달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있지만 사실을 조작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사실에 대한 엄격한 접근은 반드시 실증사학에만 해당되는 연구방법론이 아니라 역사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라 하겠다. 특히 역사학자는 현실정치에 파장을 일으키는 발언이나 논문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제시대를 미화한 뉴라이트 계열 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던 건국대 이주영 교수(역사학 )가 지난 4일 국가비상대책협의회의 새해 토론회에서 발제 강연을 통해 “(앞으로 남한의 새로운 주도세력은) 남북교류와 통일은 북한이 중국식 생활방식을 버리고 남한처럼 미국식 생활방식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믿고, 대중을 설득시키려는 친미적이고 친일적인 해양문명의 신봉자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이것은 역사학을 전공한 학자의 관점이 아니라 정치학자 또는 우파 정치인의 그것에 가까워 보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교수의 주장은 북한에 대해 중국식 생활방식을 버리고 미국식 생활방식을 수용하라는 월권을 자행하고 있다. 오늘날 북한을 개방체제로 접근시키는 하나의 모델로서 유력하게 등장하고 있는 것이 ‘중국식 개방’이다. 중국이 국가의 큰 틀은 공산사회를 지향하고 있지만 각 분야의 세부적인 전략으로 옮겨가면 자본주의를 실험하고 있는 단계임이 간파된다. 미국은 김정일 정권을 개방화의 길로 유도하기 위해 중국과의 물밑대화 과정에서 ‘중국식 개방’을 유도하고 있고, 중국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이 미국의 영향권 안으로 편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 나라식 개방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의 개방은 정도 문제는 있을지언정 중국처럼 조심스럽게 자본주의를 도입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그것을 거부하고 있다. 뒤집어서 말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개방화의 걸림돌이 되며, 개방하면 김정일 정권의 수명이 위태로워진다. 이러한 딜레마에 빠진 북한에 대해 현재 핵실험과 핵개발 문제로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과 미국의 관계를 감안할 때 북한에게 미국식 생활방식의 도입을 권해서 받아들여지겠는가?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문이요, 북한에 대한 대미 종속을 부추기는 의도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우리는 역사학을 전공하는 학자가 역사적 사실과도 동떨어지고, 김정일 위원장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함으로써 역사학의 영역을 벗어난다는 점을 우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