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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지도부 ‘기득권 포기’ 사실인가

우리당의 당원 10명이 구랍 29일, ‘당헌 개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 남부지법에 냈다. 기간당원제를 기초당원제로 바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결정이 월권이라는 것이다. 법원은 오는 11일 이에 대한 판결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이 정당 내부 문제를 다시 판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당의 중진들은 대개 지난 4년 사이 정부에 들어가 장관직을 맡아서 일종의 대권 수업을 받았다. 그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지난 7일 만났다. 전. 현직 당의장을 포함한 7명이었다. 이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 가운데는 우리당의 잠룡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득권 포기에 합의했다.”는 정도의 발표는 있었다. 기득권이란 참 좋은 것인데, 이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말은 용기 있게 들린다. 이 말을 액면대로 믿을 수 있도록 앞으로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당은 지금 비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4년 4월의 총선거 이후, 선거 때마다 번번이 참패해서 당원들이 얼굴을 들고 다니기 어려운 처지에 놓이자 전당대회에서 뽑힌 지도부가 퇴진하고, 그 대신 밀실 합의에 따라 비상대책 기구를 구성했다. 이 기구는 지난해 당헌 당규를 개정했다. 그 가운데 중요한 것이 기간당원제를 기초당원제로 바꾼 일이다. 다수 당원들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조처이다. 그러나 일부 기간당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법원에 제소하기에 이른 것이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일 당원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비대위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정당이 무력하다는 증거이다. 정당이란 정치적 목적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결사체인데 다수결 원칙에 따른 의사결정을 승복하지 않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정당 내부의 문제를 법원으로 끌고 간다는 것은 당원이 스스로 당의 권위를 실추시킨 행위이다. 정당의 역할을 축소시킨 것이다. 법원이야 당연히 사법 절차와 심사 과정을 거쳐 결정할 것이다. 과거에도 없었던 일은 아니지만, 이는 오늘의 헌법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의 영역에 속한다. 이 헌법이 문제투성이인 것은 “87체제의 등장 과정을 포함, 민주화 과정에서 헌법과 제도의 문제를 방기한 시민사회의 자기 책임(연세대 박 명림)”이라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다. 한국의 시민사회는 자신들의 역할을 운동 영역에서의 투쟁으로 한정하고, 민주화 이후의 제도화와 헌법화의 문제는 엘리트들이 적절하게 처리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87년 헌법은 군부와 3김씨의 타협을 얻어내는 과정에서 엉성한 모습으로 채택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당은 사분오열된 상태이다. 모든 계파가 정권 재창출에는 동의하면서도 통합신당파,  사수파, 중도파 등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당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국민의 바람이 실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 이런 지경이니 반칙을 하는 당원들이 무사하게 남아 있는 것이다. 만일 기강이 서 있는 조직이라면 이를 방치할 리 만무하다. 당의 비상상황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반칙을 하는 당원들은 민주 정당의 당원 자질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기강도 없는 당의 지도부가 무슨 낯짝으로 당 재건에 앞장서고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그래서 새로운 당이 만들어지건 말건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하라는 개혁은 외면하고 실용주의네 뭐네 하며 세월만 보낸 그 지도부, 당의 지지도를 밑바닥으로 떨어뜨린 전. 현직 지도부는 대권을 땅에 떨어진 지갑 줍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걸핏하면 ‘기득권을 포기한다.’고 하면서도 ‘대통령 후보 불출마‘라는 말을 꺼내는 지도부는 아무도 없다.
기득권 포기란 뜻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려진 바는 없다. 아마 당내의 지지 세력을 투표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닌가 짐작한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대통령 후보감을 영입해 와야 한다. 말로는 늘 ’문은 열려 있다. 누구나 대권 후보 경선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하는데, 이를 믿을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당 밖의 어느 명망가는 ’나를 불쏘시개로 쓰려 한다.’는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진정으로 큰 정치를 하려면 먼저 탐. 진. 치 삼독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 즉 생이요, 생 즉 사라는 말이 있다.  우리당 지도부가 진정으로 기득권을 버릴 때 당을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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