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9일, 뜬금없는 담화를 통해 개헌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즉각, ‘지금은 논의 시기가 아니다.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라는 논평을 냈다. 박 전 대표가 노 대통령의 개헌 발의를 반대하는 것은 그의 자유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자질과 인품의 수준이다. 지금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만개하는 세상이 왔다지만 국가 원수를 “나쁜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의 인품 수준으로 봐서는 단지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한 것 같지만 않다. 오히려 ’나쁜 *‘이라고 한 것을 언론이 부드럽게 손질했다는 의심도 간다.
구 헌법 1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제한받지 아니한다.”였다. 이는 박 근혜 전 대표가 청와대에 살면서 퍼스트레이디 노릇을 하던 시대인 1972년 말에 개정된 이른바 유신헌법의 기본권 조항이다. 87년 개정 헌법은 유신헌법 18조를 “제 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않는다.”로 바꾸어 언론의 자유를 법으로 제한할 수 없도록 보장했다. 박정희 시대에는 ‘나쁜 대통령’이라는 말을 입 밖에 냈다가는 감옥살이를 해야 했고, 지금은 그런 말을 아무리 크게 떠들어도 잡혀가는 세상이 아니다. 박 전 대표도 언론 자유가 보장되는 세상에 살고 있기에 그런 무지막지한 말을 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자기를 위해 개헌하는 대통령이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나쁜 대통령은 박 전 대표의 아버지인 박정희와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분명하다. 박정희는 언론 자유를 각종 법으로 규제하고 불법으로 탄압하는 등 영구집권을 획책하다가 부하의 손에 암살당한 사람이다. 박근혜 여사는 아버지의 정치적 유산을 상속받고 있다. 아버지의 공에 대해서는 늘 자랑하면서도, 과에 대해서는 사과나 반성이 전혀 없다. 바로 이 점에서 그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것이다. 노 대통령의 개헌 발의는 헌법상의 권한에 속한다. 개헌 ‘시기’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발의권의 행사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천하의 벙어리가 다 말을 해도 박근혜만은 ‘나쁜 대통령’이라고 말할 자격이 없다’라는 것이 여론이다. 박근혜 여사가 대권에 뜻을 두고 있다면 수첩 보기보다는 언어 순화훈련이 먼저임을 충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