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 후보 중 국민의 지지도가 높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을 11개월이나 앞둔 지금부터 감정적인 설전을 벌이고 있다. 양 진영이 같은 당의 상대방 후보에 대해 ‘후보 검증’이란 말을 쓰는 것 자체가 파당 내지는 분당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할 말이 못되므로 이 당이 과연 대선을 치를 수 있을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국민이 늘고 있다.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잇따라 후보 검증을 주장하고 있는 박 전 대표는 지난 20일 대구 시민회관에서 열린 새물결 희망연대 창립대회 축사에서 당 지도부가 자제를 요청함에도 불구하고 “지키지도 못할 정책,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정책을 표만 생각해 마구잡이로 발표해서는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이 전 시장을 공격했다. 이 전 시장도 같은 날 대전 시엠비(CMB) 엑스포아트홀에서 열린 ‘대전발전 정책포럼’ 창립대회 초청 특강에서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 3을 4명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고 말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객관적으로 접근하면 이명박 전 시장의 정책이 ‘지키지도 못할 정책,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정책’인지 여부는 국민과 역사가 판단할 일이지 박 후보가 재단할 사항은 아니다. 또 박근혜 전 대표가 결혼을 안해 출산 경험이 없는 것이 보육과 교육을 논할 자격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이러한 비생산적인 논란은 국민에게 실망만 줄 것이다.
두 사람은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고 궁지로 몰아넣어서라도 자신이 후보가 되면 대선에 무난히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근거를 두고 ‘검증’이란 이름의 흑색선전을 당내에서 시작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열린우리당의 패착으로 인한 반사이익이란 측면도 있다. 국민은 한나라당을 선호했지만 지난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 대신 김대중, 노무현 후보를 당선시켰다. 이것은 대선이란 게임이 일시적인 여론의 흐름과 상관없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웅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오는 대선에서 지난 두 선거 때보다 더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어야 한다. 집권여당은 지금 분열하고 있지만 권력의 힘에 의해 여름이나 가을쯤 일사불란한 체제를 갖춰 단일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노 대통령은 국면을 반전시킬 카드를 쓸 수 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선거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서로 치고받다가 상처를 내고 후보 선출과정에서 감정이 격화되어 분당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정권을 교체할 의지가 있다면 자해행위를 삼가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