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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의 봄은 오는가?

부시 여론에 밀려 대북 적대정책 포기
비핵화 청신호 민족번영 기회 꼭 살려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베이징 6자 회담이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2.13합의’를 성사시킴에 따라 한반도의 긴장이 사라질 국면이다.

먼저 남과 북 정부 당국 간의 관계가 북의 핵 실험 이전 상태로 복원되었고, 북한과 미국의 관계 또한 우호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낳게 한다.

 

그래서 이번 봄은 6.25전쟁이후 반세기 이상, 개와 원숭이처럼 으르렁거리던 북미 사이도 좋아질 절호의 계절이 아닌가 보인다.

북한의 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APEC정상 회담 때 부시 미국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전쟁의 종전 선언에 서명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 이후부터이다.

양자 회담을 그토록 싫어하던 미국이 베를린에서 북한 대표를 극적으로 만나 상당히 비중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도 부시 발언 이후의 일이다.

그럼 부시의 대북 시각이 과연 바뀐 것일까. 북한을 ‘악의 축’이라 매도하고 국지전이라도 펴서 북한 핵을 무력화시키겠다고 공언하던 때와 지금의 생각은 다른 것일까. 부시도 정치인이다. 정치인은 여론을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기 마련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패했다. 미국 유권자들은 이라크전쟁과 북한의 핵 실험 방치에 대한 부시의 책임을 단호하게 물었던 것이다.

그는 선거 패배 이후 곧바로 그의 동지들인 네오콘을 주위에서 내쳐야 했다. 여론을 반영한 선택이었다.

부시는 대통령 임기 종반에 들어섰다. 그는 4년 중임이라는 행운은 잡았지만 국민들에게 자랑할만한 어떠한 업적도 아직까지 없다.

부시는 집권 초부터 대북정책에 관한 한 전임자인 클린턴 방식을 철저히 무시했다. 그는 ABC(Anything But Clinton : 클린턴 방식은 없다)정책을 공개 천명했다. 북한과는 한 자리에 앉지 않겠다며 내놓은 방법이 6자 회담이다.

그의 대북 강경책은 오히려 북한을 자극했다.

위기에 직면한 북한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지하 핵 시험을 강행하는 등 부시의 기대와는 전혀 딴 방향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유엔 결의에 의한 대북 제재도 별로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인 부시는 북한 핵 문제 해결과 동시에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는 카드를 집게 된 것이다. 만일 그가 이 카드를 써서 성공한다면 한반도의 전쟁은 반세기만에 끝나게 된다. 이것은 분명히 부시의 큰 업적이 될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 부시의 변화는 불감청 고소원(不敢請 固所願:청하지는 못하나 바라던 것)이다. 지금 뉴욕에는 북한의 6자 회담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방문 중이다.

그가 가장 관심깊게 지켜보고 찾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미국 행정부의 변화일 것이다.

만일 미국 정부가 대북 적대 정책을 버리려 하고 있다고 믿게 되면, 북한은 주저하지 않고 핵무기를 버릴 것이다. 북한은 늘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말한다.

상식적으로 봐서 경제는 어려운데 핵무기를 생산하는 일은 정신병자나 하는 짓이다. 그렇지만 그동안 북한은 자체의 핵무기만이 미국의 위협을 막을 수 있다고 믿어 왔다.

그런데 좋은 일에는 마가 끼는 경우가 있다.

2.13합의를 통해 핵 문제가 당사국 간 행동 대 행동의 단계로 접어들자 이를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세력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수구 보수 세력’이고 미국에서는 네오콘이다. 이들은 북미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할 조짐을 보이자 찬물을 끼얹는 일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은 장관급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정 통일부 장관에게 식량과 비료 지원 재개 문제에서 이면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것을 밝히라고 공격하는가 하면, 어떤 언론인은 부시를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까지 비난하고 있다.

하기야 그의 말대로 부시는 믿을 수 없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그는 기독교 원리주의자이며, Visit(대갚음) 정신의 소유자라고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아버지 부시가 못한 일을 이루겠다는 생각, 거기다 아버지보다 더 큰 일을 해내겠다는 욕심도 있다.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상황이 바뀌면 금방 다른 행동을 할 우려성이 크다.

이 점이 북한을 포함한 관련 당사국들이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대목이다.

앞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섯 개의 워킹 그룹이 2.13합의에 따라 각 분야별로 작동할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자세다.

북한은 미국이 대북 적대 정책을 버린 것이 분명하다고 판단할 때는 적극적으로 나올 것이다. 핵을 포기하는 대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 모두의 바람이다. 핵 없는 한반도의 평화는 민족 공동번영의 지름길이기도 하다. 올봄은 정말로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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