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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화재 수사가 주는 교훈

지난 2월 11일 27명의 사상자를 냈던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의 화재사건은 방화로 결론이 났다고 경찰이 6일 발표했다. 경찰이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9명을 사법처리한 점으로 볼 때 이 사건의 발생과 대처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값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경찰은 화재로 숨진 10명 중의 1명인 외국인 김모씨가 방화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이 이 외국인을 방화범으로 지목한 까닭은 “발화된 거실에 그가 혼자만 있었다는 진술이 있었으며, 그가 라이터를 이용해 불을 질렀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지만 방화범으로 인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경찰은 “공모는 없었지만 김 씨가 몸속에 현금 13만 원을 숨기고 있었던 점으로 미뤄 불을 지르고 달아나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만일 김모씨가 방화했다면 왜 불을 질렀을까. 경찰은 그의 범행동기에 대해서 “진술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나 김씨가 다른 보호 외국인들과는 달리 내복 위에 면바지를 입고 운동복까지 겹쳐 입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화재를 틈타 도주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만 밝혔다. 김모씨가 도주하려 했다면 왜 그런 생각을 했겠는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들은 보호하고 있는 외국인들을 학대하고 있다는 점을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의 화재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돌출한 비극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경찰 수사 결과 불이 났을 당시 상황실장은 아래 직원에게 근무를 시키고 자신은 잠을 자다 불이 난 뒤에도 대처에 늑장을 부린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상황실장 대신 근무하던 직원도 인터넷을 하느라 보호동의 감시를 소홀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직원들도 불이 나자 보호받고 있던 외국인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막는 데만 힘을 쓴 나머지 1곳을 제외한 나머지 보호실 문을 늦게 열어 인명이 희생되는 것을 방치했다. 따라서 경찰이 상황실장 등 4명에 대해 긴급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한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경찰이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던 곳으로 들어가려던 외국인 노동자들과 유가족들이 현장 접근을 차단당하자 “근조” “보호 아닌 강제구금 법적 대안 마련하라” “여수출입국 집단참사 법무부는 각성하라” 등의 플래카드와 피켓을 들고 데모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외국인의 인권을 짓밟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떠올리며 부끄러운 심정을 억누를 수 없다.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발표는 모든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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