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소녀’ 최현미(17·염광고)가 여자 아마추어복싱 60㎏급 최강자로 떠올라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릴 수 있는 자격까지 갖췄다.
57kg급에서 한 체급 올린 최현미는 23일 충남 보령 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연맹회장배 전국여자아마복싱대회 마지막 날 60㎏급 결승에서 김선영(17·광주여고)을 한 수 위의 기량으로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3회 RSC로 제압, 우승했다.
최현미는 8강에서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역전 판정패를 안긴 동급 라이벌 유미선(19·함덕정보산업고)을 12-11 1점차 판정으로 꺾어 설욕한 데 이어 준결승에서도 이성경(19·위례정보산업고)을 2회 RSC로 물리치고 결승에 안착했다.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한 체급 올려 출전했다”고 말한 그는 “우승하긴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한 것은 불만”이라며 욕심을 부렸다.
최현미는 2001년 평양 장원고등중학교 재학 시절에 복싱에 입문한 뒤 김철주사범대학 체육단에 배치되는 등 북한에 있을 때부터 복싱에 재능을 보였다.
2004년 2월 평양을 탈출해 같은 해 7월 한국땅을 밟은 최현미는 이듬해 3월 AP통신에 `한국판 밀리언달러 베이비‘가 될 가능성이 큰 재목으로 소개됐다.
그는 지난해 종별선수권대회 등 국내 대회 57㎏급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차지했지만 나이 미달로 국제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었다.그러나 만 17세로 국제대회 출전자격을 갖춘데다 회장배 복싱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 올해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최현미는 “국제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을 따는 게 다음 목표”라며 “집에선 언제까지 복싱을 할거냐며 걱정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 링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50㎏급 우승자 장은아(19·용인대)는 한 체급 올려 출전한 52㎏급에서도 이하늘(18·소하고)을 2회 RSC로 꺾고 우승해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했으며, 경찰대 출신 현역 여경(경위)으로 이 대회에 첫 출전해 관심을 끌었던 조현주(25·최기수복싱체·경남 진주서)는 50㎏급 결승에서 남은진(서인천고)에게 2회 RSC로 져 아쉬움을 남겼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