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분당·내달 26일 경기문화재단
국악록을 아시나요?
국악과 록이 만나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크로스오버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공연이 수원과 성남에서 연이어 열린다.
국악록 그룹 고스트윈드가 28일 오후 7시 성남 분당구청 앞 중앙공원과 다음달 26일 오후 7시 수원 인계동 경기문화재단 앞에서 단독 무료콘서트를 가진다.
국악록은 무엇일까? 국악락은 정확히 조선 록(chosun rock)이다. 판소리는 서양의 록과 쭉쭉 벋어 외치는 발성과 자유분방함, 저항정신 등 닮은점이 많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의 전통 판소리는 현재 우리 젊은층에게 외면 받으며 점점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판소리가 시대적 정서를 현대로 이어가지 못한 탓에 지루하고 따분한 소리로 인식되는 것이다. 다행히 젊은 소리꾼들이 창작판소리와 같은 다양한 컨텐츠 개발로 판소리 부흥에 힘을 쏟고 있지만, 그것 역시 정서 및 언어 전달이 자연스럽지 못한 점에서 세계무대 진출에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음악적 모색을 국악록 그룹 고스트위드가 펼쳐나가고 있다.
고스트윈드는 2005년 1집 ‘10,000 years ago’을 발표한 후 ‘국악과 메탈’, ‘국악과 록’ 등을 접목시켜 세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6년 2집 ‘Korean road’를 발표한 후, 기존 크로스오버 인디밴드란 인식을 벗고 ‘국악록 그룹- 고스트윈드’란 타이틀로 그 정체성을 찾아가고 있다.
2집에서 고스트윈드는 판소리보컬을 강화시키고 대금의 선율을 주멜로디로 내세우며 우리의 음악적 색채를 더욱 확실하게 했다. 그러면서 ‘국악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들의 음악에는 서양의 빠른 템포와 리듬에 판소리 보컬의 색이 자연스레 얹어진다. 또한 대금등 악기구성이 한국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어서 신비로우면서 강한 독특한 감흥을 창출한다.
고스트윈드의 음악을 접해본 사람들의 반응은 ‘다소 충격적이지만 들을수록 중독성이 생긴다’고 말한다.
이는 국내최초로 시도된 록과 국악의 크로스오버 자체가 특이하게 느껴지지만, 우리가 사물놀이 공연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처럼 우리 소리와 우리 장단에 익숙해져 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록과 판소리 모두 강하고 힘찬 음악적 특성 때문에 어느 한쪽이 묻히지 않고 서로의 색을 그대로 살리며 조화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고스트윈드의 맴버는 유근상(리더, 드럼), 왕해경(보컬, 가야금), 김병찬(기타), 나훈주(베이스), 김승우(대금) 이보영(일렉바이올린, 거문고) 등 모두 6명이다. 리더인 유근상은 독일 Essen 국립음대 타악기 오케스트라와 솔리스트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독일과 캐나다 등지에서 많은 오케스트라와 그룹 활동을 해왔다. 보컬 왕해경은 판소리의 대가 김수연, 안숙선 선생에게 사사를 받았으며, 오래전 작고한 왕기창 명창의 딸이다. 그래서 소리꾼집안의 내력을 잇는 그녀의 소리는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고 높게 내지르는 파워가 강점이다.
우리가 듣고 즐기는 판소리, 세계인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우리소리를 추구하는 고스트윈드는 이번 단독 첫 무료콘서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고스트윈드 소속사 (주)토브콤의 관계자는 이번 공연을 통해 국악록이란 새로운 장르를 사람들에게 인지시키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고스트윈드의 음악을 록이든 판소리든 어느 장르로 먼저 인식해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많이 듣고 익숙해져야만 더 이상 실험음악이 아닌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경쟁력 있는 우리음악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사로운 봄밤, 성남과 수원에서 펼쳐지는 국악과 록의 절묘한 어울림에 취해 보는 것은 어떨까? 문의)02-413-2440, 011-245-0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