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2천300m에서 전승의 고지를 넘어라.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해발 2천300m의 고지에 위치한 예멘 사나의 알리 알-무젠 모레시 경기장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F조 5차전으로 중동의 복병 예멘과 원정 경기를 벌인다.
예멘 수도 사나는 홍해안 호데이다 외항을 낀 고원도시.유네스코 지정 문화재로 선정될 만큼 고색창연한 이슬람 문화가 빛나는 곳인데 워낙 고지대라 산소가 부족하다.
특히 90분을 쉴새없이 뛰어야 하는 축구 선수라면 적응이 더 쉽지 않다.
예멘 올림픽팀의 모하메드 살레 감독은 지난 2월28일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0-1로 지고 난 뒤 인터뷰에서 “사나에 오면 산소 부족으로 한국 선수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베어벡호로서는 그라운드 컨디션과 날씨도 문제지만 고지의 특성을 잘 파악해 체력 안배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이 치러진 1999년 11월13일 바레인전(2-1 승)부터 13경기 연속 승리를 내달리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예선에선 김호곤 감독이 이끌던 올림픽팀이 2차 예선과 최종예선을 합해 파죽의 8전 전승을 거뒀다.
베어벡호도 이번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4전 전승 행진을 질주하고 있다.
원정 무패를 따지면 역사는 더 거슬러 올라간다.
올림픽 본선 출전 선수의 연령을 만 23세 이하로 제한하기 시작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예선부터 역대 예선 원정 경기에서 패한 것은 1992년 1월 중립지역 말레이시아에서 치른 카타르전 패배(0-1)가 유일하다.
지난 달 우즈베키스탄 원정까지 15년이 넘도록 17경기 무패(15승2무)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베어벡 감독도 귀중한 기록을 최종예선까지 고스란히 이어간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