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 성공률 80%… 인권변호사의 길 ‘제2의 꿈’
5년여동안 233건의 이산가족을 상봉시킨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전담 경찰관이 있다.
남양주경찰서 민원실 이건수(40)경사. 유치장에서 근무하던 이 경사는 유치인들이 뽑은 친절경찰로 경찰서장 표창을 받으며 2002년 2월 민원실로 스카우트됐다.
이 경사는 민원실에 배치 받은 뒤 주민전산망 조회 등을 통해 이산가족의 상봉을 돕는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를 전담, 지금까지 한해 평균 47건씩 233건의 만남을 도왔다.
지난해 경기도 내 전체 33개 경찰서의 헤어진 가족 찾아주기 실적이 339건임을 감안하면 이 경사 혼자 12%의 상봉을 주선한 셈이다.
이 경사는 이산가족 찾기 민원이 접수되면 전국의 비슷한 또래 동명이인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 이산의 아픔이 있는지 민원인의 사연과 비슷한지 등을 물어 상봉을 주선한다.
“보통 경찰 지구대에 의뢰, 주소지를 찾아가 동명이인들을 확인하지만 사생활의 문제 등으로 상봉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편지로 찾는 사람의 애틋한 마음을 전하면 상당수 상봉에 응한다”고 이 경사는 말했다.
이같은 비결때문인지 이 경사의 상봉 성공률은 70∼80%로 경기도 내 경찰서 평균 36%를 크게 웃돈다.
“4살때 서울 동대문에서 길을 잃어 고아가 됐던 30대 여자가 ‘어머니를 찾고 싶다’고 연락 해 상봉을 주선했는데 모녀가 10분 거리에 살고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모녀 모두 서울에서 살다 남양주로 이사를 왔었는데 이웃에 살며 서로 모르고 지낸 셈이죠.”
40년만에 아버지를 만나게 된 딸, 6.25 전쟁으로 고아가 된 50대 남자가 누나를 상봉한 일 등 이산가족의 말 못할 사연과 상봉장면은 늘 그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고 한다. 경남대 법학과를 졸업, 1996년 경찰에 입문한 이 경사는 로스쿨을 나와 인권변호사로 일하는 것이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