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소중한 가족… 기쁜 나날의 연속
청각장애 2급인 양은자(54·주부)씨는 지난 3월 청각 도우미견 나리(2·닥스훈트)가 한가족이 된 뒤 기쁨으로 가득찬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리가 집안을 돌아 다니며 하루종일 쉬지 않고 재롱을 피우는가 하면 양씨가 외출하면 어디든 따라 다니며 양씨 귀를 대신하면서7년 전 아들이 교통사고로 숨진 충격으로 우울증에 웃음까지 잃었던 양씨는 웃음을 서서히 되찾았고 일상생활도 차츰 편해졌기 때문이다.
양씨는 “유난히 활발한 나리를 만난 뒤 집안에 웃음소리가 다시 돌아왔다”며 “이런 사정을 아는 친구들은 나리에게 뭐 사먹으라며 용돈을 쥐어줄 정도”라고 활짝 웃었다.
선천성 청각장애인 박애란(30·주부)씨도 청각 도우미견을 만나 생활이 달라진 케이스. 박씨는 지난해 8월 남편으로부터 청각 도우미견 해피(2·요크셔테리어)를 선물받기 전에는 항상 대문을 열어둔 채 불안에 떨어야 했다.
초인종 소리를 듣지 못해 중요한 우편물을 받지 못하기 일쑤였고 중요한 손님이 왔다가 그냥 돌아가는 경우도 많아 문을 잠글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찍 퇴근한 남편이 밖에서 몇시간동안 기다린 경우도 있었다.
박씨 남편 김만수(41·청각장애2급)씨는 “아내가 혼자 집에 있으면 항상 불안했는데 해피가 온 뒤 아내와 저, 모두 맘이 편해졌다”며 “우리에게 해피는 이제 소중한 가족”이라고 말했다.
양씨와 박씨의 소중한 가족이 된 나리와 해피는 삼성 도우미견센터에서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전문 청각도우미견센터에서 6-8개월 사회화, 품성훈련, 소리훈련을 거쳐 임시 분양돼 그동안 적응 과정을 거쳐 왔으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 도우미견센터는 이런 평가를 바탕으로 1일 경기도 과천 시민회관에서 ‘청각 도우미견 분양식’을 갖고 나리와 해피 등 7마리를 장애인들에게 정식 분양했다.
도우미견의 소유권은 여전히 센터에 있지만 양씨와 박씨는 이제 평생 나리, 해피와 언제나 함께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 도우미견센터는 지난 2003년부터 유기견이나 청각 장애인들의 애완견을 체계적으로 훈련시킨 뒤 지금까지 모두 41마리를 장애인에게 분양했다.
센터 관계자는 “청각 도우미견은 시각 도우미견처럼 특정 품종이 아니어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어 유기견들을 훈련시켜 양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버려진 애완견들에게 자신을 꼭 필요로 하는 새 주인을 만나게 해 주는 일이라 더욱 보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