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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지역감정 유도발언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국토의 넓이가 22만 평방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나라, 그것도 군사분계선으로 두 동강이 난 상태에서 영남과 호남으로 갈라지더니 이제는 충청도 가세하는 분열지향 국가는 지구에서 희귀한 사례에 속한다. 조선시대에 사색당파 싸움으로 학문적 경쟁이 아닌 권력투쟁으로 정치를 농단했던 양반 출신 관료들의 후예인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은 1970년대부터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선동하여 나라와 국민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지역감정을 불 지르는 사람들은 국력이 탕진되건 말건, 역사의 죄인이 되건 말건, 지역감정을 자극하여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계산의 소유자들이다. 그런데 지역감정을 발산하여 신성한 참정권을 욕되게 행사하는 국민은 지역감정 유도자들의 포로가 되고 비록 똘마니라 해도 자기 지역 출신을 옹호하는 과오를 범하게 된다.

지난 6일 광주광역시 시민회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광주 전남지역 당원교육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측 홍사덕 선대위원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이명박 전 시장이 호남에서 2배의 지지를 받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박씨측 서청원 상임고문도 “DJ도 적당한 때가 되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해 동서화합의 길을 열지 않겠냐”고 DJ를 끌어들여 이 지역 당원들을 선동했다. 박씨를 밀고 있는 김무성 의원은 같은 날 전주에서 “이 전 시장 재임 4년 동안 서울시 국장 17명 중 호남 출신은 단 한명 밖에 없었다. 호남 푸대접하는 후보에게 왜 호남이 이렇게 지지를 보내는지 모르겠다”고 열변을 토했다.

지역감정은 나라와 민족의 장구한 발전과 일치를 가로막는 구시대의 나쁜 유산이다. 호남인들이 김대중씨를 압도적으로 지지해서 대통령을 만든 것은 영남 출신 박정희씨가 정기집권을 하면서 호남을 소외시킨 데 대한 인과응보적 측면이 있다. 이로써 호남인들은 한풀이를 했다. 그런데 유령과 같은 지역감정 유도 발언이 또 등장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부추겨 국민을 바보로 만들려는 정치인들이 아직도 잔존(殘存)하고 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비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