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동이 사실상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에 따라 이 후보의 부시 미대통령과의 면담에 대한 정치권 논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이 후보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 회동 실패에 이어 또다시 우리나라의 최대 우방국인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이 사실상 무산됨으로써 대선을 앞둔 이명박식 ‘대세굳히기’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를 만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면서 이 후보측의 외교력 한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도 그동안 논란의 중심에서 ‘자신감’을 표현해 왔던 것과는 달리 한발짝 물러선 반응으로 ‘4강외교’쪽에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3일 오전 이와 관련해 “방미 일정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한나라당 라인을 통해 면담성사여부를 전해들었을 뿐”이라며 “미 국무부와 대사관측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만큼 더이상 이부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나 대변인은 이어 “그동안 4강외교를 ‘경제자원’외교로 추진해 온 만큼 부시 대통령의 면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4강외교를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은 “공식 외교라인과 관례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를 시도하다 국제적 망신을 초래한 사건”이라며 이 후보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다.
정동영 후보측 노웅래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이는 개인의 굴욕이 아닌 국가망신이자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또 손학규 후보측 우상호 대변인은 “이 사실은 이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애원하다가 ‘거부’ 당한 것”이라며 “이런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4대 강국과의 외교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이 확인된 것”이라며 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해찬 후보측 김형주 대변인도 “마치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비공식 라인으로 외국 정상과 만남을 시도하다 계획을 접는 태도는 책임있는 모습이 아니다”며 “이 후보는 이전에도 추석 연휴 기간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만남을 추진하다 무산된 전력이 있지 않느냐”고 꼬집는 등 이 후보의 4강외교 실효성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