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미술관
제미란 지음|이프|296쪽|1만8천원.
“여자들의 그림 안에는 다른 충혈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피와 살과 내장에 뿌리를 내린 언어들이었다. 더는 어쩔 수 없어서 생살을 뚫고 기어이 삐져나온 말들이었다.”
페미니스트저널 ‘이프’의 아트디렉터로 일하다 프랑스로 떠나 여성미술을 공부한 제미란 씨가 내놓은 ‘길 위의 미술관’은 여성미술가 13명의 작품을 직접 찾아가 보고 감상한 여성미술 기행기다.
그가 “함께 전율하고 아파하면서 치유의 시작을 느꼈던” 여성미술가로는 여성과 남성의 몸을 저항과 위반의 메타포로 바꾼 조각가 키키 스미스, 루이즈 부르주아가 있다. 생리혈을 연상시키는 붉은 구슬들을 가랑이 사이에 달고 있는 키키 스미스의 여체조각, 어머니를 무시한 채 가정교사와 바람을 피던 아버지에 대한 증오심을 평생 작품에 반영한 루이즈 부르주아의 조각이 소개된다.
10대 초반 친아버지로부터 성폭행을 당해 정신질환까지 앓았던 니키 드 생팔, 전신장애와 난봉꾼 남편이 주는 고통을 처절한 그림으로 그려낸 프리다 칼로, 주변부 여인들의 삶을 찍은 사진으로 시대를 고발한 낸 골딘, 누벨바그의 어머니로 불린 여성영화감독 아녜스 바르다도 저자의 순례 대상이다.
파리 유학시절 유럽 곳곳의 전시회와 미술관을 찾아다니던 에피소드와 이방인의 시행착오, 작품 앞에서 느낀 감상을 날카롭고도 열정적인 문체로 그려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