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포츠에서 세월 앞엔 장사가 없다.
경주마도 마찬가지다.
올해 3분기가 지나면서 떠오르는 샛별과 지는 별들의 명암이 확실히 갈리고 있다. 수득상금을 기준으로 작년 Top 10과 올해 3분기 Top 10의 말들을 비교하면 그런 사실은 확연히 드러난다.
외산마의 떠오르는 샛별은 ‘포킷풀어브머니’, ‘과천룰러’, ‘행운대왕’이다. 3세 암말인 ‘포킷풀어브머니’는 작년 5월 데뷔, 올들어 전력이 급상승해 지난 8월 1군 데뷔 후 9월30일 KRA Cup Classic 우승을 거머쥐면서 화려한 한해를 보내고 있다.
‘과천룰러’는 4세 수말로 강력한 선행력을 무기로 지난 6월 서울마주협회장배 대상경주에서 우승, 수득상금 순위 2위를 차지했다.
‘행운대왕’은 대상경주에 참가한 전력은 없지만 꾸준한 일반경주 성적만으로 상금 순위 3위를 지켰다.
반면 작년 한해 52전이란 경력을 과시한 괴력마 다이와아라지(8세), 밸류플레이(8세), 워로마(7세) 등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탓인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국산마의 부침은 외산마보다 더 심하다.
지난해 Top 10안에 들었던 말 중 지금 그 순위에 든 말은 암말의 최강자 ‘갈샘’과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명문가문’뿐이다.
대신 그 자리를 ‘제이에스홀드’, ‘백파’, ‘강호명장’, ‘시크릿웨펀’ 등이 채웠다.
‘제이에스홀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정도로 올해 원년 삼관마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백파’는 2006년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백광’의 여동생으로 ‘백광’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강호명장’은 지난 9월2일 일간스포츠배 대상경주에서 우승,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부각시키고 3위에 등극했다. 이들은 모두 3세로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향후 2~3년간 국산마의 최강자들로 군림할 전망이다.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마필 중 가장 안타까운 마필은 작년 최강자였던 ‘가야산성’(6세)으로 올해 수득상금이 무려 43위에 머무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백광’은 지난 4월 이후 장기간 휴양 끝에 출전한 9월9일 경주에서 2착을 했고 4세 전성기로 몸 상태에 따라서 남은 기간 동안 활약이 기대돼 저문 해로 보기엔 이르다.
서울경마공원에도 이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음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