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도 新 랜드마크] 5. 화성 제부도

조선시대의 모습 그대로 간직한 팔달문(八達門), 화성의 북문이자 정문인 장안문(長安門)의 화성을 생각하면 수원이 생각납니다.

 

파리의 에펠탑처럼 어떤 도시를 생각하면 연상되는 상징물이나, 기준점이 되는 건물을 우리는 랜드마크(Land-Mark)’라고 부릅니다.

 

이처럼 도심 표지판 역할을 하는 시각적인 랜드마크도 있지만 감성적· 서정적 랜드마크도 있습니다.
본지는 삶의 만족을 찾으려는 ‘다운시프트(Downshifts)족’의 등장과 관광과 문화 등 무형의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관광 소비자층인 ‘노블레스 노마드(Noblesse Nomad)’ 를 경기도로 끌어 들이기 위해 ‘경기도 新 랜드마크’를 설정, 기획 취재했습니다.

 

여행전문가로 알려진 이용환 소설가, 이재웅 시인의 맛깔나는 글, 취재기자의 현장탐방, 그리고 뉴 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앵글의 사진으로 ‘경기도 新 랜드마크’ 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1. 평화ㆍ통일의 전초기지 ‘도라산역’
2. 안성 바우덕이축제 (무형 랜드마크) 
3. 수원 화성 (세계 유산 역사 랜드마크)
4.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민간문화 랜드마크) 
5. 화성 제부도 (생태체험 해상 랜드마크)
6. 파주 영어마을 (체험 학습 랜드마크) 
7. 양평 두물머리 (자연 랜드마크)
8. 용인 한국민속촌 (관광 랜드마크)

 

 

 

 

그 곳엔 설레임이 있다

그래서였는지, 제부도로 향해 가는 차 안에서 나는 막막하면서도 불편한, 혹은 무거우면서도 가벼운 묘한 설레임을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분명 제부도 자체보다는 ‘섬’이라는 단어 자체가 불러일으키는 어떤 환기력에 내 이성이 지배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먼 타국을, 예컨대 중국이나 프랑스니 하는 국가를 떠올려 볼 때와 흡사한 것이었다. 그것들은 내 일상에서 너무 멀고, 그것들이 나에게 혹은 내가 그것들에게 먼 이방인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내가 제부도 앞에 도착했을 때, 그래서 매표소 앞에 차를 주차했을 때, 아직 물 때가 되지 않아 길이 열리지 않았고, 그래서 물 때가 되어 길이 열려야 한다는 안내 멘트를 들었을 때 나는 어떤 불편함만큼이나 그것을 당연시했다. 제부도는 섬인 것이다.

나는 관리 사무실에 들어가, 옅게 썬팅 된 유리벽을 통해 제부도를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서, 이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햇살은 검푸른 바닷물에 헝크러져 있었고, 제부도는 검붉은 빛을 띠면서, 이채롭고 은은하게 솟아 있었다. 제부도는 역시 섬이었다.

그래서, 물길이 열렸을 때, 그리고 내가 드디어 차를 몰고 제부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 내가 느낀 것은 모세의 기적에 대한 경이로움이 아니라 ‘섬에 차를 몰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주는 어떤 즐거움과 편안함이었다.

그런 면에서 제부도는 자동차로 들어가는 섬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미 다른 섬들과는 개성을 지닌 섬이 아닐까? 하루끼식으로 말하면, 그 자체로 유니크하다 할 것이다.

 

 

이것은 분명 제부도의 지리적인 잇점이 분명하다.

섬이면서도, 육지와 가까우며, 육지의 자동차 그대로 섬으로 갈 수 있는 섬. 섬의 고요함과 고독을 지녔으면서도 동시에 육지의 즐거움과 설레임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섬. 그런 면에서 제부도가 주는 안식은 생활과 단절된 안식이 아니라 생활의 한 곁에 숨어있는 안식을, 그 쉼표를 발견하게 하는 힘을 주는 안식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직장생활에 쫓기는 연인들이, 고독하고 싶지도 않고 번잡하고 싶지도 않은 가족과 친구들이 모세의 기적을 목격하거나 경험하는 것보다 가슴 들 떠하며 이 곳을 찾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신화의 한 자락이 아니라 생활의 쉼표이기 때문이다.

제부도 역시도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내가 제부도에서 마주친 풍경은 명상의 세계처럼 침잠되지도 않고, 육지의 어느 위락시설처럼 번쩍거리지도 않는 딱 중간치만큼의 어떤 번잡함과 호객행위와 섬 특유의 고즈넉함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관 주도로, 혹은 인위적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라 이 곳을 찾는 육지사람들의 생리와 입맛에 맞춰, 제부도 사람들이 하나둘 일으키고 수정하고 보완한 풍경일 것이다. 그것에서 어떤 세련미와 통일성을 찾을 수는 없지만, 또한 그것이 없으면 없는대로 비릿한 바다 내음과 함께 삶의 냄새가 풍겨진다.

그래서였을까? 제부도의 매바위에서 내가 발견한 것은 진귀한 바다 풍경이 아니라, 일상에 지친 현대인이 잠시 머무르며 회한과 한숨을 잠시나마 던져버릴 수 있는 그런 허허로움과 을씨년스러움이었다. 그 곳에는 인간의 마음을 침잠케 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어쩌면 시간 탓이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매바위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땅거미가 지고 있었고, 해 역시 붉은 빛으로 물들어 수평선 저 너머로 가라앉고 있었던 것이다. 과거의 누군가가 말했다. 동해의 일출에 희망이 있다면 서해의 일몰에는 슬픔이 있다고. 나는 매바위 한쪽에 서서 차가운 바닷 바람을 맞으며 잠시 그 생각을 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자, 제부도는 이미 어둠이었다. 그리고 해무가 짙게 깔려 있었다. 사방 어느 곳을 봐도 수평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 해무의 밑에서 바닷물이 미동도 하지 않는 검은 빛으로 끊임없이 철썩거리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나는 한 시간쯤 후에 그 곳을 빠져나왔다. 차를 몰고 들어갔던 그대로, 차를 몰고서였다. 서서히 들기 시작하는 물이 자꾸만 차 바퀴를 잡았다 놓았다 했다. 제부도는 점점 멀어졌고, 짙은 해무 속에서 제부도의 불빛만이 희끄무레하게 빛나고 있었다. 역시 그 곳은 섬인 것이다. ■ 글=이재웅 작가 ■ 사진=장문기기자

 

2013년까지 ‘머물고 싶은 섬’ 조성 마무리
갯벌·일몰 등 천혜 관광자원 무궁무진… 각종 체험상품 개발 탄력

‘웰빙’이 생활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제부도(濟扶島)가 새로운 의미의 관광어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갯벌체험’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수도권의 ‘생태체험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것.

 

제부도는 하루에 두 번씩 갈라지는 바닷길로 ‘모세의 기적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알려지며 유명세를 타던 곳이다. 한해 이곳을 다녀가는 관광객 수 만해도 연간 약150만명에 이른다. “밀물과 썰물이 드나드는 묘미 때문에 제부도를 찾는 사람들이 태반이지만 갯벌체험을 즐기기 위해 학교 등 단체로 여행을 오는 경우도 최근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마을 사람들의 설명. 갯벌체험 관광객이 늘다보니 최근에는 갯벌 체험뿐 아니라 그물선보기, 바지락 캐기, 허브농원견학 등의 체험상품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썰물이 드러나기 시작해서 밀물로 다시 덮일 때까지 6시간동안 바닷길이 열리는데 이 시간은 날마다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매일 두 차례씩 물이 빠질 때마다 뭍과 제부도를 연결하는 바닷길이 얼굴을 어김없이 드민다. 제부도로 들어갈 수 있는 집입로는 현재 시멘트 길로 조성돼 자동차로도 드나들 수 있다. 30여년 전 만해도 허벅지높이까지 푹 빠지는 육지로 건너가는 뻘길이었던 곳인데 지난 1980년대 말 화성시가 시멘트 포장을 추진해 지금의 자동차가 다니는 ‘바닷속의 찻길’이 된 것이다. 1~3m 깊이의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갯벌을 가르는 너비 6.5m의 탄탄한 포장길이 드러나고 이 길 양쪽으로 왼쪽엔 진흙밭이, 오른쪽은 모래와 자갈이 섞여 있는 폭이 500m가 넘는 갯벌이 펄쳐진다.

 

   
 
  ▲ 겨울바다를 찾는 관광객과 여름 바다를 즐기는 관광객은 찾는 장소도 다르다. 현란한 모습의 놀이기구인 '디스코 팡팡'도 초겨울 밤이 되면 조용히 손님을 기다린다.  
 
갯벌에는 조개, 갯지렁이, 낙지 등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곳에 들어가 갯벌을 느끼고 만지며 체험을 할 수 있다.
제부도는 최고 해발이 62.5m정도로 약간의 구릉을 빼면 대부분이 평지다. 육지와 연결되는 동쪽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북쪽에 작은 포구(마을 주민들은 그냥 선창이라고 부른다)가 있다. 섬은 북쪽 포구 주변의 작은 자갈밭과 서쪽 해안의 제부리 해수욕장을 빼면 온통 갯벌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갯벌체험 외에도 제부도에는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서쪽으로 2.5km의 해안선에 조개껍질이 섞인 모래밭으로 이뤄진 해수욕장과 해수욕장 남쪽에 위치한 ‘매바위’, 북쪽으로 선창과 연결되는 산책로 등이 제부도의 관광자원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관광자산이다.

 

또 인근 궁평항과이 점차 관광지로 개발·활성화되면서 연계 관광이 이뤄지고 있다.
궁평 해안은 해송과 모래사장이 조화를 이룬 천혜의 관광지로서 길이 2km, 폭 50m의 백사장과 수령이 100년 된 해송 5천여 그루가 있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섬이다. 간조시에 약 2km 뻘바닥이 형성돼 이곳에서도 갯벌탐사를 할 수 있다. 또 일몰 광경이 아름다워 제부도를 관광하고 이곳으로 향하는 것도 추천 관광 코스다.

 

문화관광부는 오는 2008년부터 제부도를 ‘머물고 싶은 섬’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서해안권 광역관광개발계획에 따라 2013년까지 제부리 일대에 413억7천만원(공공393억2천만원, 민자 20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문광부 계획에 따르면 이 사업이 시행되면 제부도에 갯벌체험센터, 갯벌체험장, 갯벌마사지장 등이 조성, 어촌 체험의 기능이 한층 강화 될 전망이다. 또 대부도, 탄도와 더불어 갯벌생태관광지구로 연계해 테마가 있는 대규모 생태체험 관광공간이 경기도에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도는 화성시 전곡항에 어선과 요트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요트 계류시설을 2009년 1월까지 설치, 세계 요트대회를 개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인근 제부도와의 연계관광효과도 더 기대해 볼 수 있다.

 

>> 제부도의 유래
예부터 육지에서 멀리 보이는 섬이라는 뜻에서 저비섬 또는 접비섬으로 불려졌으나 조선 중엽이후 육지와 연결되는 갯벌 고량을 어린아이는 업고 노인은 부축해서 건넌다는 뜻의 제약부경(濟弱扶傾)이라는 말에서 유래 돼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제부리의 총 면적은 약 96만6천302㎡며 현재 이곳에 상주, 삶을 꾸려나가는 인구는 900여명, 270여 가구다. /최지현기자 cjh@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