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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환위기 극복의 ‘지난 10년’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쳐온 것은 지난 1997년 말이었다. 보수적인 김영삼 정부의 뒤를 이어 진보적인 김대중 후보가 막 대통령에 당선돼 향후 5년의 국정을 맡을 참이었다. 김대중 당선자는 ‘금 모으기 운동’이라는 이벤트를 추진, 위기관리에 나섰다. 국민들은 열광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했다. 그 후 10년, 우리나라는 세계 경제 10위권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런데도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가 너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 20일 ‘외환위기 10년, 국제금융분야 이렇게 달라졌다’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외환 보유액은 10년 전 외환위기 때보다 13배가량 늘어 국가신용등급이 크게 향상됐다. 김영삼 정부가 그 해 12월 말, 김대중 당선자에게 넘겨준 외환보유고는 고작 204억 달러였다. 올 10월 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2천601억4천만 달러이니 실로 13배가 늘어난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BB+또는 Ba1로 투자부적격등급이었으나 지금은 A2(무디스)단계까지 상승했다. 이밖에도 모든 펀더맨탈 지표가 안정을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의 책임이 물론 김영삼 정부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정희 개발독재가 원죄이다. 1970년대 초 경제학자 조동필은 당시의 우리 경제를 “페달이 고장난 자전거가 낭떠러지로 굴러가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중화학공업 추진 강행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박정희에게 간언할 언론이나 관료 또는 학자가 없었다. 재벌은 은행 돈 꺼내 사업 늘리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전두환을 필두로 한 군부정권 역시 정경유착만을 심화시켰다.

다음달 대선을 목전에 두고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폄하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 소리의 주인공들은 바로 10년 전 외환위기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지난 10년 사이 서민생활이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이는 전적으로 외환위기 관리권을 맡은 IMF 즉 국제통화기구가 취약한 우리 경제를 ‘세계화’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보수세력이 정권을 맡았다 할지라도 세계화의 물결을 거스르지 못했을 것이다.

선거란 구호의 정치이다. 그렇다고 혹세무민할 구호를 써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을 ‘자유를 되찾은 10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유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만큼 값진 것이기에 피를 흘려가며 쟁취했던 것이다. 지난 10년, 우리 국민은 자유를 되찾았을 뿐만 아니라 외환위기도 극복한 민족이다. 유권자가 좀 더 냉철한 판단을 가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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