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삼성그룹의 비자금의 정체를 캐낼 삼성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리라던 소문을 일축하고 이 법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결단을 27일 내렸다. 대체로 의외의 행동을 자주하는 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그 배경이 어떻든 간에 임기 말의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이 국회와의 힘겨루기에서 물러선 것이라 할지라도 천하의 대세를 헤아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삼성특검법은 삼성그룹이 불법적인 비자금을 조성해 청와대, 정치인, 검찰 등 힘이 센 곳에 집중적으로 로비를 한 정황이 김용철, 이용철 변호사를 통해 폭로되고 검찰이 이 부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자마자 국회가 특검법이라는 칼날로 삼성의 의혹을 철저하게 파헤치려고 난산 끝에 내놓은 법이다. 삼성의혹을 파헤칠 특별검사는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의 존재 여부도 수사할 것이다.
삼성특검법은 두 가지 이유로 명분과 실체를 획득한다. 그 첫째는 비록 검찰이 대규모 수사진을 동원해 삼성의 로비의혹을 파헤친다 하더라도 삼성으로부터 뇌물의 관리대상에 포함된 이상 제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수사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는 점이다. 국민이 ‘검찰과 삼성은 한 통속이다’라고 믿으면 검찰이 삼성에 대해 수사한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어차피 검찰의 미진한 수사가 예상된다면 삼성의 비리를 확실하게 규명할 수 있는 특별검사가 필요하다.
그 둘째는 삼성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로비를 했다면 그에 합당한 죄의 값을 치를 것이요, 돈을 준 사람이 있으면 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니 받은 사람도 낱낱이 색출해 뇌물을 주고 받는 행위를 모두 근절하는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민은 국회가 로비의 적법과 불법 그 한계를 명확히 하는 입법을 하되 궁극적으로는 모든 불법 로비를 근절한다는 관점에서 뇌물을 주는 사람은 물론 받는 사람도 엄격히 처벌하기 바란다.
중국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는 중국 정권이 뇌물을 받은 공직자를 재판에 의해 엄하게 처벌하기에 앞서 인민 앞에서 총살로 목숨을 끊어버림으로써 경각심과 공포심을 불러일으켜 그러한 행위를 막으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프랑스 국민은 혁명과정에서 죄를 지은 왕도 단두대에 올려 처형했다.
삼성특검법은 재벌이 불법적인 로비를 하는 관행에 쐐기를 박으면서 재벌의 돈을 기대하며 실제로 몰래 받아써온 일부 권력자, 정치인, 검찰 등 권력을 쥔 사람들의 잘못된 처신도 단죄하는 계기를 만들면 깨끗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우리는 이 법이 재벌을 망가뜨리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주고받는 쪽 모두를 정화하고 쇄신하는 기틀을 마련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