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오렌지색’-‘가족행복’ 슬로건 맞춰 따뜻한 느낌
李 ‘푸른색’- 한나라 상징 젊은 층 거부감 없는 색감
昌 ‘푸른색’- 한나라 창당부터 사용 보수 무게 실어
권영길-오렌지·이인제-노랑·문국현-빨강 흰색
‘색(色)의 전쟁’은 올 대선전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백마디 공약보다 한순간 뇌리에 남는 색깔이 후보의 인상과 이미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후보진영은 나름대로 자신의 유세 콘셉트에 맞는 상징색을 선정하고 이를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의 패션으로 연결해 후보의 대표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오렌지색’을 상징색으로 정했다.
‘가족행복’이라는 선거 슬로건에 맞춰 차갑고 무거운 톤을 피하고 따뜻하고 친근한 느낌의 주황색 계열을 택한 것. 정 후보는 유세 기간 내내 양복 정장 차림 대신 당 로고가 새겨진 오렌지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다니고 있다. 서민과 호흡하면서 항상 일하고 뛰어다니는 역동적 이미지를 연출해내기 위한 전략적 고려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거리유세때 항상 푸른색 머플러를 목에 두르고 나타난다. 머플러는 첫 선거운동을 벌였던 동대문 시장에서 한 상인이 선물로 준 것.
한나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은 안정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젊은층의 거부감이 없는 색감으로, 이 후보가 당내 경선때부터 고집해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진영의 기본 색깔은 한나라당과 같은 파란색이다.
1997년 한나라당을 창당하면서부터 사용한 색이라는게 이 후보측 설명. 이 후보측은 “원래 색을 쓰는게 일관성도 있고 보수적이라는 무게감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물론 한나라당 색상과의 차별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다만 선거포스터는 노란색으로 이름을 쓰고 바탕에 태극기의 파란색과 빨간색을 입힘으로써 3원색을 드러나게 했다.
강렬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것이다. 정장 차림을 피하고 있는 이 후보는 점퍼 역시 캠프에서 택한 푸른색 계열을 입는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2000년 창당때부터 사용해온 상징색인 오렌지색을 전면으로 내세우고 있다.
플래카드 배경은 물론 유세차량과 자원봉사자 점퍼와 티, 모자도 모두 오렌지색으로 통일했다.
민노당은 대통합민주신당이 오렌지색을 사용하면서 국민들에게 혼동을 줄 우려가 있다고 보고 빠르면 이날중 신당이 오렌지색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따뜻함, 안전, 희망, 안정감을 상징하는 노란색을 쓰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노란색을 상징색으로 써오다 2002년 9월 분당 이후 열린우리당이 노란색을 사용하자 한때 상징색을 청록색으로 바꾼 적이 있다. 이 후보는 노란색 점퍼에다 ‘선거혁명’을 의미하는 빨간색 목도리를 두르고 유세전을 펴고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빨간색과 흰색을 주요 상징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진 정치세력의 참신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흰색을 바탕으로 쓰고 열정과 능력을 의미하는 빨간색을 중첩시켰다는게 캠프측의 설명이다. 기존 정치세력을 ‘부패한 세력’과 ‘무능한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전략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보기획 담당자는 “대한민국 재창조의 의미를 담기 위해 태극의 3원색 중 빨강과 흰색을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