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는 진단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그만 가게에서 한 나라를 살렸으며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신화를 창조한 삼성그룹은 대한민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나름의 동력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삼성그룹이 이병철씨의 명망과 능력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해 누가 뭐라 해도 젊은이들이 들어가고 싶은 직장 1위의 그룹으로 성장한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그룹이 최근 청와대, 검찰, 정치권에 무차별 금전 로비 스캔들에 휘말려 그룹이 일어선 이래 최대의 시련을 겪고 있는 상황을 접한 뜻있는 국민은 애증의 심경을 동시에 갖게 된다. 국내 기업 중 최대의 고용력을 창출하고 한국 경제성장의 주역을 담당한 삼성그룹이 자체의 경제적 능력 외에 실권자들을 상대로 한 불법적인 로비의 영향으로 현재의 위상을 정립했다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해외에서 영향력을 과신하는 주간지 뉴스위크지는 ‘제국의 어두운 날들(Dark Days For The Empire)’이란 10일자 기사에서 ‘공화국’으로 불리는 삼성이 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부패 스캔들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고 이건희 회장 등은 출국이 금지됐다고 전했다.
삼성그룹은 경영 능력과 아울러 노조의 씨를 말리는 정책에 힘입어 그동안 노사분규의 시련 없이 순풍에 돛을 달고 항해해 왔다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혹자는 삼성의 신화는 노동자의 피와 땀을 활용한 이병철 가문의 행운에 힘입었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한국 경제를 떠받친 그룹 중 현대, 대우가 노사분규로 몸살을 앓는 동안 삼성그룹이 연례행사처럼 닥치는 파업의 위협 없이 순항한 것은 무노조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삼성의 모순은 최근에 겹쳐서 터져나오고 있다. 삼성은 한국 최대의 재벌인 이상 한국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 그룹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당선 축하금’을 제공했는가의 여부, 검찰 요직자들을 상대로 오랜 세월 뇌물을 살포했는가의 여부를 검찰에 이어 특검의 조사를 성실하게 받아야 한다. 만일 이 그룹이 더러운 돈을 살포해 재벌 1위의 이미지를 구축했다면 그러한 명성은 깨뜨려야 한다.
삼성은 노조가 없어서 회사의 내부 모순을 점검할 수 있는 여과장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제거할 수 있었던 위험 요인을 키워왔다고 분석할 수 있다. 노조를 결성하려는 시도를 박멸하기 위해 심혈을 쏟았던 삼성그룹이 노조와 더불어 그룹의 사활을 걱정했더라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악화됐을까 하는 연민의 정을 토로하는 국민도 적지 않을 것이다. 삼성그룹의 맹성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