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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칼럼] 부패정치와 독재정치는 같은 뿌리

성경 ‘인간본성 부패·거짓’ 21C 정치가 탐욕으로 실각
대선후보 경제공약 안간힘 그들의 비리판단 유권자 몫

 

성경에 나오는 예레미아 선지자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서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렘 17:9)”라고 말했다. 목회자들은 이 대목을 “인간은 본성적으로 거짓되고 부패한데 특히 체면과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 순간순간 거짓말을 한다”고 설교한다. 부패와 거짓말은 다 인간의 습성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사람이 권력을 잡게 되면 독재의 길을 걷는다. 부패정치와 독재정치는 동조동근(同祖同根)이다.

영어에서는 부패정치를 Kleptocracy(혹은 Cleptocracy)라 하는데 이를 ‘도둑정치’라고도 번역한다. 이 말의 어원이 ‘군도의 지배(群盜)’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부패정치는 국민을 희생시켜 개인의 부와 관료의 정치적 힘을 극대화시키는 정부를 말한다.

21세기에 이같은 클렙토크러시 정치를 하다가 쫓겨난 정치가가 많다. 그 가운데 태국의 탁신 전 총리, 필립핀의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그리고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태국 군부는 지난 여름 탁신이 해외여행 중 19번째의 쿠데타를 일으켜 탁신 정권을 붕괴시켰다. 태국은 입헌군주제를 채택하는 나라이며 전통적으로 친미국가이다. 군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탁신은 막대한 부를 소유한 기업가 출신이다. 쿠데타의 원인을 탁신의 기업 민영화와 신자유주의적 경제개혁에 대한 국왕의 자족경제와의 마찰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탁신정부의 부정부패와 권력남용 등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군의 개입을 다시 불렀다고 보는 분석도 수긍이 간다.

필리핀의 에스트라다는 지난 1998년 대선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된 영화배우 출신이다. 그는 빈민가에서 태어나 ‘가난한 사람들의 영웅’으로 불리던 사람이다. 그는 거부임에도 불구하고 돈에 대한 탐욕이 아주 강했다. 재임 중인 2001년 40억 패소(약 830억원)를 횡령했다는 이유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나 6년 동안이나 연금 당했다가 지난 여름 석방됐다. 에스트라다는 말로는 빈민을 구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지키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의 부를 늘리는 일에만 몰두하다가 실각당한 것이다.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방송국 3군데, 출판사, 프로축구단을 소유한 언론재벌 출신이다. 그는 우파연합을 결성, 1994년 총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두 번씩이나 총리를 지냈으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좌파연합에 패배하자 끝내 권좌에서 물러났다. 그는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돈 세탁, 탈세, 매수 등 각종 혐의로 기소됐지만 한 차례도 처벌받지는 않았다. 그의 경제정책은 자신과 같은 신흥재벌 지원에 집중됐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120억 달러의 재산가인 그에게 경제성장의 꿈을 걸었으나 허사였다. 2005년도 이탈리아 경제성장률은 0.2%로 유럽연합 최하위였다.

얼마 남지 않은 17대 대선에서 으뜸가는 화두는 경제이다. 후보마다 경제를 살릴 자신이 있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지어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한 이회창 후보마저 뒤늦게 뛰어들어 유권자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회창 하면 누구나 차떼기라는 말을 떠올린다. 이 후보는 지난 2002년 대선 때 그의 측근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모았다. 그 돈을 인적이 드문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같은 곳에서 차떼기로 받았다. 그에게는 뭐니 뭐니 해도 자식들의 병역비리 의혹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다. 흔히 김대업 사건이라고 불리는데 비록 김대업씨가 다른 혐의로 형사 처벌을 받았다 하더라도 병역비리 의혹이 해소된 것은 결코 아니다. 그에게는 아직도 그 때의 돈이 얼마쯤 남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명박 후보는 참으로 신기한 정치인이다. 그의 혐의 가운데 주민등록 위장 전입, 탈세 정도는 약과일 뿐이다. 차명으로 땅을 사두는 것만으로 부족했는지 증권투자에까지 손을 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를 BBK사건이라 부른다. 검찰이 조만간 수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다. 수사결과가 유권자의 궁금증을 시원스럽게 풀어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선 가능성 1순위 후보의 정치생명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여권은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두고두고 시끄러울 일이다.

부패정치인을 클렙토크래트라 부른다. 클렙토크래트도 국민의 선택에 따라 집권한다. 부패와 거짓말은 공인의식이 부재한 자의 습성이다. 제대로 된 가정교육을 받았다면 이 같은 반사회적 습성은 나타나지 않는 법이다. 이번 후보자 가운데서 클렙토크래트를 골라내는 일은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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