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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수사 발표와 李 후보의 장래

검찰의 5일 BBK 의혹사건 수사 결과 발표는 이명박 후보의 연루 의혹을 해소했다는 표면적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있지만 이명박 후보를 불신하고 경계하는 정치권의 반발을 초래해 거대한 정치전쟁의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대선을 2주일 앞두고 김경준씨의 입과 검찰의 입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대선 양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대한민국의 정치가 선진국형으로 진입하기에는 요원하다는 인상을 준다.

검찰은 수사 결과 이명박 후보에게 BBK의 실소유주요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가 없으므로 불기소처분했다. 검찰이 대선 가도의 막바지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를 기소하거나 죄가 있다는 해석을 내렸다가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검찰 조직 자체에 치명타를 맞고 수사관련 검사들이 옷을 벗는 사태를 자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발표는 수긍이 가는 측면이 있다. 해방 후의 이 나라 정치사의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 검찰이 권력에서 독립돼 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던가? 검찰은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권력 앞에서는 허약하기 이를 데 없고, 힘이 약한 서민들 앞에서는 막강한 위력을 가진 존재다.

한편 검찰이 이명박이라는 이름을 빼면 형량을 낮춰주겠다고 김경준씨를 회유했다는 메모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실 여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이 이명박 후보보다는 김경준씨를 사기꾼으로 몰아 기소하고 이명박 후보에게 반사적 이익을 안겨주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재현하는 셈이 된다. 이제 검찰의 수사 결과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것은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됐다.

정동영 후보를 내세운 대통합민주신당과 권영길 후보를 내세운 민주노동당 그리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검찰의 수사 결과를 맹렬히 비난하면서 ‘이명박 특검’을 관철하기 위해 긴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론적으로는 여권과 민주노동당이 합심하면 ‘이명박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그것을 방관할 리가 없다. 선거기간 중 정치권이 이 문제로 시끄럽고 만일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불복종운동과 특검의 수사를 통한 기소문제로 정치권에 대혼란이 촉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해방 후 불확실성이 가장 강하고, 선거일이 임박할수록 부동층이 늘어나는 기이한 대통령선거가 각일각 다가오고 있다. 국민이 자신을 대표하는 대통령을 뽑으면서 흑과 백을 가리기 어렵고 막판까지 혼란스러워 투표일을 흔쾌하게 고대하지 못하는 상황은 불행하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는 옛말은 허구인가. 작금의 혼란상은 과연 대통령중심제가 우리나라의 현실에 적합한 제도인가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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