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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 이종 격투기

이태호<객원 논설위원>

격투기를 배운 어른들은 종목이 다른 전문가와 싸움하면 목숨이 위태롭기 때문에 대결을 극력 기피한다. 여러 격투기 중의 왕자는 이종 격투기로 꼽히고 있다. 권투, 유도, 무에타이, 레슬링, 킥복싱 등 서로 다른 격투기를 이종 교배한 이 경기는 선수들이 링 위에서 변화무쌍한 기술, 섬뜩한 폭력성을 구사하여 링 밖의 팬들을 열광시키면서 격투기 시장을 뜨겁게 달군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프라이드 FC, K-1, UFC 등 3대 산맥을 형성한 이 경기는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특히 미국, 일본, 한국, 동남아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타격과 서브미션에 모두 강한 러시아의 효도르, 하이킥의 달인인 크로아티아의 크로캅, 다양한 기술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치는 반다레이 실바, 앤디 훅, 어네스트 후스트, 노게이라, 밥 샙, 퀸튼 잭슨 등이 세계적인 격투기 선수다. 동양인으로는 일본의 무사시, 우리나라의 최홍만 등이 유명하다.

14일 오후 세기적인 이종 격투기 경기가 펼쳐졌다. 이 경기에 출전한 선수만도 수백명, 경기장은 이종 격투기사상 세계에서 가장 큰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이었다. 민주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BBK 특검법 및 이 사건 수사검사 3인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문제를 놓고 국회에서 충돌, 다양한 무술을 선보였다. 선병렬 의원은 정두언 의원의 목을 졸랐고, 강기정 의원은 전화기로 최구식 의원을 구타했으며, 정봉주 의원은 안홍준 의원의 손가락을 물었고, 심재철 의원은 쇠지팡이로 정봉주 의원을 찔렀다. 누군가가 차명진 의원을 내동댕이쳐 허리를 다치게 했다.

이종 격투기 선수들은 링에서 규칙의 범위 안에서 공격을 펼치다가도 심판이 한눈을 팔면 기습적인 반칙을 하여 상대방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이 때 관객들의 반응은 성원과 야유로 갈라진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벌인 이종 격투기는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됐지만 거의 모든 시청자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오늘 또 벌어질 예정인 이 경기는 관람료가 없고, 인기도 바닥을 칠 것이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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