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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준법경시 풍조 나날이 심각 올바른 시민의식 절실한 때

장관진 <인천삼산署 경비교통과 경위>

얼마 전 부평공원에서 아침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겪은 일이다.

횡단보도에 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가 깃발을 손에 쥐고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면 입으로 호루라기를 불면서 통행인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호가 바뀌면 즉시 깃발을 내리면서 경각심을 주기 위해 호루라기를 입으로 취명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아침 출근 시간에 바쁜 주민들이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아저씨가 반대편에서 보행자 신호가 적색일 때 자동차가 오지 않는 틈을 이용해 건너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할아버지가 “아니 빨간불인데 건너오면 어떻게 해”라며 겸연쩍게 말을 건네자, 아저씨가 거친 투로 “당신이나 잘 지켜”하며 큰소리로 할아버지를 향해 마치 잘못을 나무라는 것처럼 꾸짖는 것이 아닌가.

순간 할아버지는 너무 어이가 없는 듯 “저, 저런”하며 총총걸음으로 가고 있는 아저씨에게 한마디를 하고는 신호가 바뀌자, 태연하게 깃발을 내리고 호루라기를 불고 계셨다.

그 광경을 본 나는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도로를 횡단하면서 마치 홍두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느끼면서 무거운 걸음으로 깃발을 쥐고 계신 할아버지를 몇 번 쳐다본 다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어떻게 저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을까? 준법을 경시하는 풍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대다수 선량한 주민들을 위해 분명 척결해야 할 대명제 임에는 틀림없다. 준법정신 함양이 매우 절실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경찰이 앞장서야 할 명분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또한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하거나 침해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이를 불허하며 추상같은 법의 집행으로 올바른 시민의식을 일깨우고, 법과 원칙이 숨쉬는 건전한 사회를 경찰이 선도해야 할 과제임을 할아버지는 몸소 실천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할아버지의 만수무강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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