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법가(法家)의 거봉 한비자(韓非子)가 쓴 같은 이름의 책 내저설상 칠술편은 남곽(南郭)이란 사람의 사기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즉 제나라 선왕은 ‘유’라는 악기를 합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남곽은 유를 연주할 줄 모르지만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300명의 악사 틈에서 그럭저럭 연주해서 명성을 남겼다. 선왕이 죽고 그 뒤를 이어받은 민왕은 유를 독주하는 것을 선호했다. 남곽은 실력이 들통날 것 같으니 달아났다. 이처럼 남곽이 자신을 속이고 남도 속이는 차원에서 유를 함부로 분 것을 남곽남취(南郭濫吹)라 한다.
교수신문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전국 국·사립대 교수회 회장 등 3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뽑혔다고 23일 밝혔다.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에 등장하는 이 낱말은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이나 도덕불감증 세태를 경고하는 의미로 쓰인다.
올해 대한민국 사회는 거짓이 판을 쳐 산처럼 우뚝 서야 할 도덕이 무너져내린 한 해를 보냈다.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사기꾼이란 평을 받은 사람이 선거판을 요동치게 했고 삼성그룹은 비자금으로 정관가에 광범한 로비를 해오다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으로 그동안의 위선이 폭로돼 특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신정아라는 여성은 학력을 속이고 신분을 속이고 변양균이라는 청와대 3인자와 진한 염문을 뿌리면서 여러 전문 분야를 발칵 뒤집었다
조선시대의 실학파 다산 정약용(丁若鏞)은 “사람이 천지간에 살면서 귀하게 여기는 것은 성실한 것이니 조금도 속임이 없어야 한다. 하늘을 속이는 것이 가장 나쁘고, 임금을 속이고 어버이를 속이는 데서부터, 농부가 농부를 속이고, 상인이 상인을 속이는데 이르기까지 모두 죄악에 빠지는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속임수는 자신과 남을 더럽힌다. 국민 개개인이 성실하면 ‘자기기인’ 작태를 쇄신할 수 있다.







































































































































































































